팀이 좋아졌다는 소문이 매번 들리는데 순위는 요지부동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12일 롯데 자이언츠에 또다시 4대8 역전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오른 손목골절 부상으로 두 달을 쉬었던 이용규가 복귀해 활약중이고, 주장 송광민도 수비와 공격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라인업 9명의 야수 중 3할타자는 매번 7~8명이다.
겉모양은 화려하지만 실속이 떨어지는 한화. 속이 상할때마다 언급되는 만병통치약이 있다. 재활중인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다. 과연 둘은 위기에 빠진 이글스를 구할 수 있을까.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비야누에바는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청주 NC 다이노스 3연전 마지막날 또는 21일부터 맞붙는 잠실 두산 베어스 3연전 중 하루 출격이 유력하다. 다소 마음이 편한 잠실에 맞춰줄 가능성이 크다. 오간도는 아직이다. 6월초 다친 옆구리(복사근) 근육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7월말도 어렵고 8월은 돼야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화는 힘겨운 날을 보냈다. 대체선발을 2군에서 끌어올려 희망을 보기도 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강승현은 불펜에선 좋은 모습을 보이다 한차례 선발등판에서 무너진 뒤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예 좌완 듀오 김범수 이충호는 안정감을 주기엔 경험이 일천하다. 힘있는 이닝이터 에이스들이 버텨줘야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며 한숨이다.
비야누에바와 오간도가 합류하면 분위기는 바뀔 수 있지만 문제점이 모두 해결되진 않는다. 게다가 남은 경기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화는 12일 현재 6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위 두산과는 6경기 반 차이다. 오히려 한경기 반차로 따라붙은 9위 삼성 라이온즈를 더 경계해야할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가을야구를 위한 대대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10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7월 들어 한화는 2승6패를 거뒀다.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스윕패를 당했고, 충격적인 두 차례 역전패도 포함됐다. 잠실에선 LG 트윈스를 상대로 1승1패를 기록했다. 1패는 지난 9일 1-3으로 뒤지다 2-3으로 추격중이던 7회 폭우로 강우콜드패를 안았다. 운도 따르지 않는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를 만나 11일 연장 11회 5대4로 졌고, 12일 4-1로 앞서다 4대8 역전패를 당했다.
흐름이 좋지 않다. 선발은 차치하고라도 불펜이 무너지고 있다. 7월 들어 한화는 선발 평균자책점은 6.14로 전체 6위, 불펜은 7.76으로 전체 8위다. 송창식 권 혁 정우람이 한꺼번에 흔들리니 벤치로선 갑갑할 수 밖에 없다.
7월 방망이 성적은 팀타율이 2할9푼5리지만 박수받을 수치가 아니다. 투고타저 흐름, 전체 7위 수준이다. 선두 KIA 타어거즈는 이기간 3할8푼1리, 넥센은 3할2푼1리를 때려냈다. 삼성도 3할1푼4리의 화끈한 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 멤버가 모였다고는 해도 7월 한화 방망이는 리그 정상급과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7월 들어 한화는 대타로 타점을 올린 기억이 없다.
12일 경기에서 한화 선발 배영수는 5회까지 16명의 타자를 상대로 노히트노런, 6회 실점하며 6이닝 1실점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지만 웃지 못했다. 여름들어 투수력을 앞세운 점차 지키는 야구보다 방망이로 맞붙는 공격야구가 각광받고 있다. 비야누에바와 오간도가 돌아온다고 해도 불펜 재정비와 방망이 효율을 높이지 못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