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건강한 힙합을 표방하던 '쇼미더머니6'가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쇼미6' 제작발표회에서 타이거JK는 "우리가 똘똘 뭉쳐서 제작진에게 피력하고 있다. 건강한 힙합을 보여주라고 하고 있다. 우리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고 좋은 문화로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재범도 "힙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디스하고 욕하는 것만이 힙합의 다가 아니라 긍정적인 모습도 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고, 개코는 "프로듀서들과 래퍼들이 제작진과 많이 소통한다면 프로그램 내에서도 자극적인 요소만 있는게 아니라 힙합의 매력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방송 전 가장 논란이 됐던 '고등래퍼' 출신 참가자들에 대해 프로듀서들은 냉정하게 평하고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노엘' 장용준은 이슈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었지만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로 단칼에 탈락했다. '영비' 양홍원은 안정된 실력으로 합격했지만 자신의 언행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타이거JK의 충고를 들었다. '쇼미6'가 인성까지 갖춘 래퍼로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높였다.
어딘가 사연을 감추고 있는 듯한 우원재의 랩
하지만 또 다른 논란이 터졌다. 지난 7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6' 2차 무대에서 디기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력으로 탈락 위기에 처했으나 프로듀서 타이거JK-비지 팀의 선택을 받아 패스했다. 이후 실력이 아닌 인맥으로 합격시킨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이날 디기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력을 보여줬고 후배들은 가차없이 탈락을 눌렀다. 하지만 타이거 JK는 "도저희 탈락 시키지 못하겠더라"라며 합격을 줬다. 그는 스스로도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도", "3차에서 실력 발휘 못하면 탈락할 것"이라며 탐탁지 않은 합격임을 인정했다. 방송 후 논란이 거세자 결국 SNS를 통해 객관적이지 못했던 평가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단지 결과 뿐 만이 아니었다. 그는 턱걸이로 예선을 통과한 뒤에도 되려 탈락을 누른 후배들에게 자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또 과거 병역기피 논란에 대해 '괄약근의 마법사'라는 표현으로 '셀프 디스'하는 등 진정성 없는 태도로 빈축을 샀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디기리가 자신은 사과했지만 편집됐다는 요지의 주장으로 '악마의 편집'을 의심케 했다. 디기리가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반성과 사과를 담은 심경글이 힙합팬들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글에서 디기리는 "2차 무대에 서는 순간, 단독 무대가 주어졌을 때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께 사죄하는 게 먼저였습니다. 너무 떨리고 긴장됐고, 이를 감추려고 애써 웃음지으며 한 자기비하 소개 후 저는 진심을 담아 제 잘못을 사과하였습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디기리는 "너무나도 긴장한 나머지 이러한 긴장감을 떨쳐내려 했던 너스레들만이 편집되어 방송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인터뷰 속에서 99의 제 진심과 얘기는 편집된 채 1의 흥미요소만 나와 왜곡된 모습으로 비쳐져 너무 후회스럽습니다"라고 자신의 사과 부분이 편집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차피 제가 제공한 재료들로 편집된 것으로, 제 잘못이 맞습니다. 시청자 분들을 불쾌하게 해드린 점 다시 사과드립니다"라고 강조했지만,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했고 그가 전하고 싶었던 진심은 삭제된 채 흥미위주의 장면만 내보낸 제작진이 스스로 논란을 야기한 셈이다.
초기에는 이런 논란이 되려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보기도 했고 '쇼미'가 힙합 대중화에 일조한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젠 6번째 시즌이다. 자신이 미치는 영향력에 책임져야한다는 타이거JK의 말처럼, 이번 시즌 반복된 논란이나 셀프디스가 그대로 반복돼서는 안 될 듯하다. 힙합의 참매력을 보여주고 힙합 문화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프로듀서와 제작진들이 경계 태세를 늦춰서는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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