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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마다털썩 한화, 10년째 가을야구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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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중위권 도약 찬스가 없진 않았지만 움켜쥐지 못했다. 기회는 매번 한줌 모래마냥 손바닥을 빠져 나간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이 노렸던 전반기 목표는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이 대행은 전반기를 종료시점까지 최대한 5할 승률 '-6경기'를 만든 뒤 후반기에 약진을 노린다는 계산이었다. 하염없이 벌어지는 중위권과의 승차. 너무 처지면 쫓아갈 엄두가 안난다. 한화의 가을야구가 멀어져 간다. 올해마저 실패하면 10년 연속 가을야구를 TV로 봐야 한다.

지난 4~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3연전 스윕패는 치명적이다. 지난주 천신만고끝에 두산을 상대로 홈에서 2승을 따내는 등 3연승으로 기세좋게 고척돔으로 향했다. 5할 승률 '-8경기' 상태에서 내심 상승분위기를 이어가 넥센전 위닝시리즈까지 꿈꿨지만 결과는 악몽같은 사흘이었다.

4일 1차전은 선발 김재영이 팀타선이 만들어준 선취 4점을 허공에 날렸다. 3회를 넘기지 못하고 5실점하며 4-0로 앞선 경기를 5대7 역전패로 내줬다. 5일 2차전은 7-2로 앞서다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며 7대12로 또 역전패했다. 선발 배영수는 5이닝 2실점으로 버텼지만 7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6일 3차전은 이렇다할 기회조차 없었다. 선발 장민재가 1회에 무려 6점을 주고 시작했다. 추격을 하는 와중에도 불펜이 계속해서 추가실점을 했다.

한화는 6일 현재 34승1무45패로 8위, 5할 승률 '-11경기'다. 5위 두산과는 6게임 반 차다. 이제 전반기 마지막 6연전(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을 앞두고 있다. 64경기가 남은 시점. 못 따라잡을 수치는 아니지만 결코 쉽지 않다. 한화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낙관적일 수만은 없다. '진돗개 야구', '건강 야구'는 기자를 포함, 미디어가 붙여준 격려성 애칭일 뿐 현실은 '확고부동 8위'다.

한화는 선발이 너무 허약하다. 안정적인 퀄리티 스타트를 해줄 투수가 태부족이다. 방망이 해결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오는 11~13일 롯데와의 대전 3연전에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한차례 불펜등판한다. 비야누에바는 후반기부터 정상적을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벌써 두번이나 엔트리에서 빠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뛸때부터 팔꿈치 통증을 다스리면서 던졌는데 불펜에서 선발로 변신하면서 투구수 100개를 넘기면 상태가 좋지 않다. 비야누에바는 적극적으로 투구수 관리를 해줄 수 밖에 없다. 5회, 6회가 되면 교체타이밍을 봐야한다.

알렉시 오간도는 7월내로 정상복귀 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벌써 옆구리(복사근) 근육을 다친지 한달이 됐다. 당초 복귀까지 4~5주가 걸릴 예정이라고 했지만 계속 길어지고 있다.

오간도는 대전에서 재활중이다. 아직 볼을 잡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7월 하순은 돼야 실전피칭을 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간도는 피칭시 스트라이드(보폭)를 내딛는 왼발 끝이 포수를 향하지 않고 3루를 향한다. 약간 상체가 고정되면서 닫히는 느낌이다. 이를 통해 몸통 회전의 꼬임을 최대한 이용한다. 옆구리 근육에 긴장감이 더해질 수있다. 투수에게, 특히 오간도처럼 상체위주로 던지는 투수에게 복사근은 다소 민감한 부위다.

남은 선발투수 중 배영수와 윤규진은 그나마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김재영 장민재는 선발로서는 매우 매우 아쉽다. 불펜진의 컨디션도 엇박자가 많다. 권 혁이 좋으면 송창식이 나쁘고, 강승현 이충호 심수창 이동걸도 컨디션이 들쭉날쭉이다.

한화는 넥센과의 3연전에서 49피안타에 32실점을 했다. 유일한 위안은 넥센전이 이제 4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화는 올해 넥센을 상대로 3승9패다. 가히 천적 수준이다. 흐름도 좋지 않았다. 지난 5월 마무리 정우람이 이택근에게 9회말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내주는 등 결정적인 경기도 꽤 있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