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투수 뿐 아니라 타자 중에서도 '두산 베어스의 미래'가 나타났다.
그동안 마운드에서는 팀의 미래라고 불리우는 선수들이 많았다. 1일 선발로 나선 이영하,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치국, 재활중인 김명신, 5선발로 자리잡은 함덕주 등 앞으로의 두산을 책임질 투수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타선에서는 드물었다. 국가대표급 야수들이 즐비한 까닭에 기회를 얻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막상 기회가 주어져도 두각을 나타내는 이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는 이런 자원이 눈에 띄었다.
바로 1군에 올라와 처음 타석에 선 박유연이 그 주인공이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전체 60순위)로 팀에 입단한 박유연은 양의지 박세혁의 뒤를 이어 두산의 '안방마님'이 될 자원이다. 그런 그가 양의지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지난 달 27일 1군 엔트리에 처음 등록됐다. 물론 박세혁이 있기에 1군에 있어도 그동안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드디어 타석에 섰다. 박유연은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9로 뒤지던 7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며 이현승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8회 이용찬과 호흡을 맞춘 박유연은 9회 1사 후 처음 타석에도 들어섰다.
그리고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박유연은 상대 투수 권혁의 2구 142㎞ 패스트볼을 받아쳤고 이 공은 투수 글러브에 맞고 느리게 유격수 앞으로 굴절됐다. 유격수 하주석이 곧장 1루수 윌린 로사리오에게 송구했지만 박유연의 발이 더 빨랐다. 워낙 강한 타구라 투수 글러브에 굴절되지 않았더라고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은 타구였다.
물론 안타 하나로 섣부르게 그의 미래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박유연은 이제 갓 프로에 데뷔한 신인이다. 양의지라는 걸출한 스타가 지키고 있고 주전급 백업 박세혁이 있으니 두각을 나타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박유연은 첫 타석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김태형 감독도 박유연에 대해 "포수로서 기본기도 좋고 똘똘하다"며 차기 두산의 마운드를 리드할 포수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177cm 77kg으로 포수로서는 크지 않은 체격이었지만 '호타준족'이 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성공적인 1군 데뷔전을 치른 박유연, 그가 걸출한 포수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에서 언제쯤 두각을 나타낼까.
대전=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