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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야신' 윤보상 "동료들에게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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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이 죽을 힘 다 해 뛰는데…. 너무 미안하다."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 윤보상(24·광주). 요즘 한숨이 많아졌다. 팀 걱정 때문이다. 광주가 좀체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광주는 최근 날개 없이 추락했다. 최하위인 12위다. 최근 8경기에서 4무4패.

"진짜 기를 쓰고 해보려는데 이상하게 잘 안 된다."

어깨가 무겁다. 실점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선방 능력만 보면 클래식 둘째 가라면 서러운 윤보상이지만 혼자 슈퍼맨이 될 수는 없다. 5월부터 지난 24일 전남전까지 7경기에서 15실점을 했다.

가슴 아픈 건 따로 있다. 축 처진 수비수들의 뒷모습이다. 윤보상은 "나도 나지만 수비수들의 상심이 정말 크다. 페널티킥을 준 상황도 있고 자책골도 나오면서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어한다"며 "자책을 많이 해서 골키퍼인 내가 무슨 말을 건네기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광주 문전을 향해 달려드는 상대 공격수들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애를 쓰는 광주의 수비진, 윤보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항상 함께 하기 때문에 정말 잘 안다. 모든 프로가 다 그렇지만 우리 수비수들도 하루하루 죽을 힘 다해서 준비한다"면서도 "그런데 최근 실점이 많이 나오면서 위축된 것 같다"고 걱정했다.

훈련장과 숙소에서 매일 마주치는 사이임에도 전하지 못했던 한 마디. 윤보상이 용기를 냈다. "매 경기 온 몸 날려 골문을 지켜줘서 고맙다. 누가 뭐라 해도 난 우리 수비라인이 최고라 생각한다. 어깨 펴고 다시 해보자."

반등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윤보상은 답답하다. 현재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에 입원중이기 때문이다. 24일 전남전(1대2 패)에서 부상을 했다. 전남 최재현과의 1대1 과정에서 충돌했다. 종아리 윗부분 근육 타박상을 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신경이 짓눌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동시에 최재현의 무릎에 안면을 맞아 앞니에 금이 갔다. 약 4주 동안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다. "몸 아픈 건 잘 참는다. 근데 마음 아픈 건 솔직히 힘들다."

윤보상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위기 상황에서 동료들과 함께 할 수가 없다. "동료들은 땡볕 아래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데 나는 병원 신세 지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어서 답답하고 너무 미안하다."

통증 때문에 종아리에 힘을 줄 수 없는 상태. 하지만 윤보상은 이를 악물고 병실에서도 운동한다.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정도만 하고 있다. 가만히 누워 있는 건 동료들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팬들을 볼 면목도 없다."

광주는 1일 인천과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대결을 벌인다. 윤보상은 "위기는 곧 기회다. 최근에 승리하진 못했지만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똘똘 뭉쳐있다"며 "그라운드에 함께 설 수 없지만 동료들이 웃을 수 있도록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