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비(非)멀티체인 극장 상영 결단을 내린 SF 어드벤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봉 11일 전, 전국 66개(지난 15일 기준) 소극장만으로 예매율 2위에 오르며 영화계 파란을 넘어 혁명을 일으키는 중이다.
19일 오전 9시 20분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의 실시간 예매율에 따르면 개봉 11일 전인 '옥자'는 예매점유율 12.0%, 예매관객수 9257명을 기록하며 예매 순위 2위에 올랐다.
같은 시간 예매율 1위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국내 배급을 맡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이하 '트랜스포머5', 마이클 베이 감독)다. '옥자' 보다 한 주 앞선, 오는 21일 개봉하는 '트랜스포머5' 예매점유율은 41.6%, 예매관객수 3만2057명으로 1위에 랭크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는 국내에서 오는 29일 스트리밍 서비스와 동시에 극장 개봉을 선언해 영화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기존 영화 산업 구조에서는 선(先) 극장 개봉 이후 홀드백(개봉 3주 후) 기간을 거쳐 IPTV 서비스를 진행해왔지만 '옥자'가 이런 관행을 깨고 극장과 스트리밍을 동시에 개봉하겠다 선언한 것.
이에 대해 국내 극장 산업을 주도하는 멀티플렉스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가 '옥자' 상영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개봉이 임박하자 '옥자'는 비멀티체인 극장인 전국 각 지방의 소극장 개봉을 결정했다. 지난 15일까지 전국 66개 극장, 91개 스크린 수(이 중 4K 상영 가능 극장 13개, 스크린 수 21개)를 확보한 상황.
이런 난관 속 관객의 반응은 여전히 극장에서 '옥자'를 관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예상치 못한 다윗이 돼버린 '옥자'이지만 개봉 11일 전임에도, 66개 극장만임에도 예매율 2위에 올라서며 골리앗 '트랜스포머5'를 위협하고 있는 것. 그야말로 영화계, 그리고 극장계 파란이다. '옥자'의 국내 개봉을 담당한 NEW는 개봉까지 남은 11일간 더 많은 비멀티체인 극장과 상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중. 골리앗 못지않은 다윗의 진격, 혁명과도 같은 '옥자'의 흥행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영화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등이 가세했고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한국시각으로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동시에 29일부터 멀티플렉스 극장을 제외한 전국 100여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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