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얼마 전 우리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3월의 봄, 아파트 단지와 단지 내 학교들만으로 이루어진 조용한 주택가. 주변에 위험한 환경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고 여겨져 온 이 곳에서, 하교하던 초등학생이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제작진에게 수없이 많은 취재 요청 전화가 올 만큼 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산 것은, 8세 여아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유기한 피의자가 고작 17살밖에 되지 않은 같은 동네 여자 아이였기 때문이다.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 살해한 뒤 집안을 말끔히 청소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범행에 소요된 시간은 단 두 시간.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엔, 평범한 체구의 17세 여자 아이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실제 경찰의 수사 결과, 피의자 김 양이 범행 전 '초등학교 하교 시간', '완전 범죄 살인', '혈흔 제거 방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시신을 유기한 장소가 직접 가보지 않고는 잘 알 수 없는 은밀한 장소였다는 점, 범행 당일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변장을 하고 CCTV를 피해 옆 라인 아파트로 이동했다는 점 등은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계획된 살인임이 분명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피의자 김 양은 경찰 조사 내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꿈인 줄 알았다' 라며 범행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피의자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함구했고,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 이 사건은 정신 질환자의 우발적 범행처럼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범행 직후 김 양의 기이한 행적이다. 김 양은 매우 빠른 시간 동안 범행을 끝낸 뒤 옷을 갈아입고 서울에서 친구 박 양을 만나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건네줬다. 김 양의 진술에 의하면, 박 양은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든 종이 가방을 건네받은 뒤 실제 내용물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둘은 이후에도 이 종이 가방을 들고 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 질환 때문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했다는 사람이범행 직후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범행 동기와 공범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린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 본다. 17일 토요일 밤 11시 5분 방송.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