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 투수 노경은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노경은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섰으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노경은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그런데 롯데측이 제출한 라인업이 조원우 감독이 밝힌 것과 다르게 작성된 것이 경기 도중 발견돼 노경은은 4번 이대호 타순에 들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전 조 감독은 "오늘 이대호는 지명타자로 나가고 최준석이 1루수를 본다"고 밝혔다. 즉 3번 1루수 최준석, 4번 지명타자 이대호로 선발라인업을 짰다는 이야기다. 롯데는 1회초 조 감독이 밝힌대로 3번 최준석, 4번 이대호 순서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톱타자 전준우가 중월 솔로홈런을 날렸고, 손아섭이 볼넷을 얻어 무사 1루. 최준석은 우익수플라이, 이대호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1회말 넥센의 공격 도중 전광판에 소개된 롯데 라인업이 잘못된 것이 발견된 것이다. 전광판에는 3번 최준석의 포지션이 지명타자, 4번 이대호는 1루수로 명기돼 있던 것이다. 실제 롯데 1루수는 최준석이 서 있었다. 이에 대해 넥센 장정석 감독이 심판진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롯데측에서 제출한 라인업대로 전광판에 표시된 것이니 그에 따라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 즉 전광판상의 1루수 이대호가 교체로 빠지고, 지명타자 최준석이 1루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형식으로 라인업이 수정됐다. 이대호의 4번 타순에는 규정상 투수 노경은이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노경은은 1-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타석에 들어서기전 최만호 3루코치가 노경은을 불러 뭔가를 지시했다. 노경은은 초구부터 번트 자세를 취했다. 넥센 선발 브리검의 초구는 높은 볼이 됐다. 이어 2구부터 노경은은 모두 번트를 댔지만, 공을 맞히지 못했다. 볼카운트 2S1B에서 4구째 공도 맞히지 못해 헛스윙 삼진처리 됐다.
롯데는 어처구니 없는 라인업 실수 때문에 이날 투수 노경은 등 투수들을 제외한 8명의 타자로 공격을 해야 하는 '벌'을 감당해야 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