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타지테니스클럽(프랑스 파리)=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죽을 힘을 다해 뛸거에요."
박의성(주니어랭킹 46위·서울고)는 그런 선수였다. 매 경기 매 경기 죽을 각오로 뛴다고 했다. 질끈 묶은 머리띠가 예사롭지 않았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중간에 비가 내렸다. 1시간 가량 경기가 멈췄다. 그래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볼보이도, 선심도 없었다. 플레이를 한 뒤 양 선수가 서로 볼을 가져와야만 했다. 어수선한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박의성은 '죽을 힘'으로 플레이를 이어나갔다. 2대0(6-4, 6-3)의 승리. 박의성은 2일 오후 프랑스 파리 몽타지 테니스클럽에서 열린 2017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올랐다.
박의성에게 테니스는 삶의 모든 것이다. 아버지는 연식 테니스(정구) 선수 출신이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그리고 아들을 테니스의 세계로 이끌었다. 박의성은 아버지의 지도 아래 두각을 드러냈다. 다만 집안 사정이 그리 풍족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테니스에 대한 꿈을 키웠다.
계광중 시절부터 좋은 성적을 올렸다. 국제테니스연맹(ITF) 14세 이하 유럽투어팀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서초중으로 전학한 뒤 서울고에 입학했다. 해외 투어 활동을 하면서 국제 경험을 쌓고 있다.
해외를 다니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박의성의 부모님이 뒷바라지를 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 주위의 도움이 크다. 많은 테니스 관계자 들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때문에 박의성은 세계적인 선수로 나가는 길을 멈출 수 없다. 매 경기 죽을 각오로 임할 수 밖에 없다.
경기를 끝냈다. 이제 64명이 겨루는 본선에 오른다. 장소도 바뀐다. 스타드롤랑가로스에서 경기를 펼친다.
박의성은 "매 경기 모든 것을 다 펼칠 뿐이다. 롤랑가로스라 의미가 남다르기는 하다. 하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모든 것을 쏟아야만 하는 경기로 생각하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우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유화수 코치님, 안상인 감독님께도 언제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언젠가 전세계를 돌며 좋은 경기를 하고, 내가 받았듯 나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