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팀컬러는 역시 공격이다.
매경기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친다. K리그 클래식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주는 24골로 리그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마찬가지다. 조별리그에서 12골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수비는 불안했다. 리그에서는 12경기에서 11골만을 내주며 순항하고 있지만, ACL에서는 6경기에서 9골이나 허용했다. 좋은 경기에도 불구, 아슬아슬하게 16강에 올랐던 이유다.
제주의 16강 상대는 이번 ACL 조별리그에서 최강의 공격력을 과시했던 우라와 레즈(일본)였다. F조에 속한 우라와는 6경기에서 18골을 넣었다. 경기당 3골이라는 가공할 득점력이었다. 광저우 헝다(중국)와 함께 조별리그에 나선 32팀 중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경기 전 수비를 승부의 포인트로 꼽았다. 조 감독은 "우라와는 빌드업과 원투터치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플레이가 제주 못지 않게 잘하는 팀이다. 강한 수비를 펼쳐야 한다. 일대일 수비와 조직적인 수비를 잘 조절해서 실점을 없애겠다"고 했다. 공언한대로 이뤄졌다. 제주는 공격이 아닌 수비로 우라와를 넘었다. 제주는 24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라와와의 2017년 ACL 16강 1차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제주는 전반 6분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22일 생애 첫 A대표가 된 황일수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볼을 마르셀로가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우라와의 파상 공세에 고전했다. J리그 득점 선두인 고로키와 즐라탄 투톱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김호준 골키퍼의 세이브가 빛났다. 김호준은 안정된 선방으로 제주 수비를 이끌었다. 후반 들어 우라와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제주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원일 권한진 등은 육탄방어를 펼쳤다. 제주는 이날 무려 9개의 태클과 40번의 걷어내기를 성공시켰다.
조 감독의 교체카드도 공격 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이찬동 배재우 등을 차례로 넣으며 수비를 강화했다. 인내는 달았다.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낸 제주는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었다. 교체투입된 진성욱이 멋진 돌파 후 마무리로 두번째 골을 넣었다. 조 감독은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는 말 밖에 할게 없다"며 "상대방의 장점을 무력화 시킨 것이 승인이다. 상대의 공격이 좋아 전방 압박을 주문했다. 전방 압박이 계속됐을 때 체력 부담을 우려해서 라인 컨트롤을 이야기 했는데 경기 운영면에서 잘됐다"고 했다.
1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챙긴 제주는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미하일 페트로비치 우라와 감독은 "열광적인 홈 응원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6대0, 7대0으로 이긴 경험이 있다"고 반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2대0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스코어라 생각하고 조직적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제주와 우라와의 16강 2차전은 31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