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이고 뭐고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다."
김승우(연세대)는 환하게 웃었다. 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의 2017년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2대1로 이겨 2승(승점 6)으로 마지막 한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었다. 골을 넣은 이승우와 백승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숨은 주역은 김승우였다. 이날 포어리베로로 나선 김승우는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며 한국의 수비를 지켰다. 그는 "두말할 것 없이 이겨서 좋다"라며 "후반 밀릴때 벤치서 전술 이야기 해도 잘 안들렸다. 우리끼리 뭉쳐서 전술이고 뭐고 어떻게든 버틸려고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소감은.
▶두말할 것 없이 이겨서 좋다.
-경기 전 어떤 지시 받았나.
▶포어리베로 역할이었다. 우루과이전처럼만 하라고 하셨다. 원톱이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오른쪽으로 도는 경향이 있다. 이를 잡아야 했다. 감독님이 분석해주셨다.
-기니전에 선발로 못나갔는데.
▶기니전은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나선다고 하셔서 기대는 했지만 못나갈 것이라 생각했다. 뒤에서 잘 준비하려고 했다.
-아르헨전 선발은 예상했나.
▶나갈지 못나갈지에 전혀 신경 안썼다. 믿고 보내주시면 열심히 뛰고, 못나가면 뒤에서 응원하고 준비하는게 내 역할이다.
-조영욱이 페널티킥을 얻을때 롱패스를 했는데.
▶항상 볼을 잡으면 뒷공간 부터 본다. 그때 영욱이랑 눈이 맞았다. 잘살려준 영욱이가 고맙다.
-후반에 엄청나게 밀렸는데.
▶벤치서 전술 이야기 해도 잘 안들렸다. 우리끼리 뭉쳐서 전술이고 뭐고 어떻게든 버틸려고 했다. 선수들이 쥐가 나고 해서 자리를 메꾸기 위해 계속 내려갔다. 어쩔 수 없었다. 상대 공격수가 6명이나 들어오고, 계속 크로스 올라오고. 어쩔 수 없었다.
-밀릴때 어땠나.
▶경기 뛰는 입장에서는 불안했다. 천천히 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잘 버텨서 뿌듯하다. 선수들이 다 전투적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해서 믿고 플레이했다. 첫 골 먹을때는 당황했다. 생각보다 빨리 먹어서.
-대회 전 수비불안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우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수비가 약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다. 최대한 그 소리 안들으려고 선수들끼리 더 뭉쳤다. 미팅도 많이 했다. 이제는 믿어주셔도 될 것 같다.
-아르헨 선수들은 어땠나.
▶예상했던대로 잘하더라. 영상처럼 킬패스 넣어주고 움직임 좋더라. 예상대로여서 당황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준비한 것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