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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A조현장]잉글랜드, 견고하지만 단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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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함과 단조로움. 잉글랜드를 설명하는 두 단어였다.

잉글랜드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3대0 완승을 거둔 잉글랜드는 기니를 상대로 다소 고전한 끝에 승점 1점을 더하는데 그쳤다. 잉글랜드는 후반 8분 루이스 쿡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14분 피카요 토모리의 자책골로 무승부에 그쳤다. 잉글랜드는 한국과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3차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기니전에서 변화를 택했다. 4명을 바꿨다. 아르헨티나전에서 2도움을 올린 키에런 도월를 비롯해 골키퍼 프레디 우드먼, 미드필더 조쉬 오노마, 공격수 도미닉 칼버트를 제외했다. 대신 리버풀의 유망주 셰이 오조, 맨유의 골키퍼 딘 헨더슨, 아스널이 키우는 미드필더 에인슬리 메이틀런드, 맨시티를 울렸던 윙어 아데몰라 루크먼을 투입했다. 포메이션은 그대로 4-4-2 였다. 아르헨티나전과 마찬가지로 '에이스' 도미닉 솔란케와 아담 암스트롱이 최전방에 섰다. 정확히 말하면 솔란케가 조금 처져서 움직였다. 오조-메이틀런드-쿡-루크먼이 일자로 미드필더를 이뤘고, 포백은 칼럼 코널리-제이크 클라크-토모리-존조 케니로 구성됐다.

잉글랜드는 기본적으로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좌우 윙백은 거의 오버래핑에 나서지 않았다. 오조, 루크먼 양 측면 공격수 뿐만 아니라 솔란케까지 적극적으로 내려서며 수비에 힘을 보탰다. 수비를 운영하는 방식은 인상적이었다. 포백과 미드필더의 폭을 철저하게 좁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재미를 본 두 줄 수비를 핵심으로 했다. 아르헨티나를 무득점으로 묶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조직적으로 흔들림이 없었다. 측면이 한두차례 정도 무너졌지만, 그건 잉글랜드의 실수라기 보다는 기니의 돌파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었다. 후반 실수로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견고한 모습이었다.

허리가 수비쪽으로 내려서다보니 미드필드와 공격진의 간격이 너무 멀었다. 단조로운 공격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암스트롱의 뒷공간 침투, 좌우 측면 공격수들의 일대일 돌파 정도가 잉글랜드의 공격루트였다. 솔란케가 최전방과 미드필드 사이에서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가운데를 활용하지 못하니 공격방향의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암스트롱의 움직임과 루크먼의 돌파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암스트롱은 시종 상대 뒷공간을 찾아 움직였고, 오른쪽 뿐만 아니라 왼쪽, 가운데를 오간 루크먼의 드리블은 날카로웠다. 루크먼은 지난 1월 맨시티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는 등 득점력을 겸비한 선수다.

경기를 푸는 것은 쿡의 몫이었다. 솔란케에 가려졌지만 이번 잉글랜드 대표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는 쿡이다. 리즈 유소년팀 출신의 쿡은 가레스 베일, 델레 알리 등이 받았던 풋볼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쿡은 공격을 조율하고 필요하면 과감히 전진했다. 중거리슛도 날카로웠다. 쿡은 후반 8분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기니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B조에서는 베네수엘라가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베네수엘라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누아투와의 2차전에서 7대0 대승을 거뒀다. 전반 30분 벨라스케스, 전반 42분·후반28분 코르도바, 후반 1분 페나란다, 11분 파리네스, 후반37분 후타도, 44분 소사가 연속골을 폭발시켰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