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에 가장 필요한 선발 야구. 이번에는 안정감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까.
SK는 지난주 6연전에서 3승3패를 기록했다. 분명 초반 연승 가도를 달렸을 때와 비교하면 다소 처진 느낌이다. 시즌 성적은 21승1무21패로 승률 딱 5할을 기록하며, 6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6연전에서 가장 큰 수확은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호투였다. 6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크게 무너진 적은 1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뿐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선발이 약한 SK지만, 확실히 믿을 구석은 있다. 에이스 메릴 켈리와 현재 국내 선발 투수 중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윤희상이 있기 때문이다. 켈리는 9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다. 최근 3경기 연속 선바 승에, 2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 6회로 안정적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켈리가 초반에 부진하자, 하루 휴식을 더 부여했고 그 효과를 봤다. 삼진은 66개로 리그 1위.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 등 수준급 외인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윤희상은 켈리와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다. 김광현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긴 힘들지만, 토종 에이스 몫을 해내고 있다. 8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98. 윤희상은 지난 3일 1군에서 말소된 바 있다. 성적이 주춤하자, 힐만 감독은 아예 10일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공교롭게도 13일 1군 복귀 후 선발 2경기에서 13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있다. SK의 올 시즌 13번의 퀄리티스타트 중 11개가 켈리와 윤희상(5회)의 손에서 나왔다.
반전의 호투도 있었다. 문승원은 지난 16일 인천 삼성전에서 6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했다. 6연전의 첫 경기임에도 120개의 공을 던졌다. 힐만 감독은 많은 투구수에 대해 "스스로 이겨내게 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예정대로 21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문승원은 6이닝 동안 80구를 던지며, 4안타 6삼진 무실점을 마크했다. 4사구는 1개도 없었다. 올 시즌 최고 피칭이었다. 힐만 감독은 문승원의 저조한 성적에도 "충분히 선발 자질이 있다"며 옹호했고, 문승원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스캇 다이아몬드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김태훈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김태훈은 3경기 선발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다. 최다 투구 이닝이 4⅓이닝에 불과하지만, 5선발로 나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이아몬드도 복귀를 노리고 있다. 19일 퓨처스리그에 등판해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어깨가 괜찮다면, 6월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가 다가오는 여름을 버티기 위해선 지금의 선발진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