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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A조현장]'매의눈' VAR, 인간의 한계를 메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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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국제축구연맹)이 이번 2017년 U-20 월드컵서 도입한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대회 첫 날부터 굉장한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조영욱의 골이 지워졌고, 아르헨티나는 주전 킬러(라우타로 마르티네스)를 잃었다.

FIFA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직전까지만 해도 인간이 하는 축구에 과학의 힘을 빌리길 거부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지금 시대에선 어불성설인 고집을 부렸다. 심판의 권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현 시대에선 축구의 상품에 오심이라는 '흠집'이 나는 걸 소비자(축구팬, 시청자)들이 굉장히 싫어한다. 첨단 방송 중계 장비와 카메라들이 인간(심판)이 불가피하게 정확하게 보지 못하는 잘못된 판단을 놓치지 않는다. 결국 FIFA도 판정에 과학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콧대 높은 MLB(메이저리그)가 이미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도 같은 상황이다. FIFA도 이제 기계의 힘으로 오심을 줄이는 시대를 맞았다. FIFA는 이번 대회서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오프사이드, 레드카드 등 4개 부문에 한해 VAR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기니와의 2017년 FIFA U-20 월드컵 A조 첫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추가 시간 조영욱이 추가골을 넣었다.

이승우가 골라인을 따라 돌파한 후 올린 패스를 조영욱이 차넣었다. 태극전사들은 두번째 골에 세리머니도 했다. 신태용 감독 등 한국 벤치도 얼싸안으며 좋아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골 선언을 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고 VAR에 들어갔다. 이 경기 주심 카를로스 아스트로사(칠레)가 VAR 운영 본부와 헤드셋으로 대화를 나눴다. 전광판에 '비디오 판독' 중이라는 사인이 올라왔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심은 골킥을 선언했다. '노 골'이었다. 비디오판독 결과, 이승우가 크로스를 올리기 전 공이 골라인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FIFA가 이번에 도입한 VAR은 좀더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위한 것이다. 앞서 아르헨티나-잉글랜드전에서도 아르헨티나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잉글랜드 수비수를 팔꿈치로 가격한 게 VAR에 걸려 퇴장당했다.

VAR의 도입은 이번 대회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앞으로 축구 경기에서 VAR의 도입은 심판이 보기 힘든 부분을 정확하게 가려내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 최근 오심 논란이 잦았던 K리그도 오는 7월초부터 VAR을 리그 경기에 적용한다.

VAR 도입에 대한 반응은 대체적으로 신선하고 긍정이었다는 쪽이었다.

수혜자였던 심슨 잉글랜드 감독은 "굉장히 좋았다. 공정한 경기를 하기 위해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 비디오 판독은 공정하고 효율적이다. 영상에서 모두 드러났다. 제대로 작동했다. 우리 선수도 다치지 않았다. 앞으로도 징계를 받는 게 옳다. 우리는 규칙을 지키고 상대를 존중할 것이다. 반대 상황이 오더라도 인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도 "골 무효가 된 건 아쉽다. 하지만 공정하고 스포츠맨십에 맞는 좋은 예가 된다고 본다. 비디오 판독에 있어서는 경기 나가기 전에 미리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오프사이드에서 골을 먹어도 비디오 판독이 있다. 부심 깃발 들고 있어도 주심 휘슬 불 때까지 플레이를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오 우베다 아르헨티나 감독은 "VAR은 마지막 심판 해석이 제일 중요하다.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