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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보는 김기태. 버나디나, 김주찬 믿음의 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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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극도로 부진한 타자를 선발로, 그것도 한명도 아닌 2명을 상위 타선인 1,3번에 놓는 것은 팬들이 보기엔 이해를 하기 힘들 수도 있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얘기다. 김 감독은 16,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버나디나를 1번, 김주찬을 3번에 기용했다. 의외의 선택인 것은 분명했다. 15일까지 버나디나와 김주찬의 타격 성적은 바닥이었기 때문이다. 버나디나는 15일까지 타율 2할3푼5리를 기록했고, 김주찬도 1할7푼1리였다. 5월 성적만 따로 놓고보면 더 좋지 않았다. 버나디나는 10경기서 타율 1할7푼6리(34타수 6안타), 김주찬은 11경기서 1할3푼5리(37타수 5안타).

하위권 팀과의 경기도 아닌 2위였던 LG와의 경기였기에 이 둘의 상위타선 복귀는 의외로 볼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도 둘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여러 방법을 썼다. 선발에서 제외해 벤치에서 쉬면서 경기를 보게 하고, 하위타선에 배치해 부담을 줄여주기도 했다. 이도 저도 안통하자 오히려 정공법으로 나섰다. 원래 자신의 자리에서 그 압박감을 견디며 살아나라는 것. 김 감독은 "하위타선에 몇번 배치를 해봤는데 하위타선으로 간다고 잘치는 것도 아니고 상위타선에서 친다고 못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들이 언젠가 살아날 것이고, 팀 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지금은 이들이 조금 안좋지만 시즌 전체를 보고 기다려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둘의 능력에 대한 큰 신뢰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버나디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부터 실력과 함께 꾸준히 노력하는 타자로 인정을 받았다. 수비와 주루에서의 능력은 확실히 뛰어나다. 중견수로서 든든한 수비는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주루 역시 마찬가지다. 적극적으로 도루를 하고 안타에 한베이스를 더 가려는 공격적인 주루가 뛰어나다. 타격이 살아나면 충분히 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톱타자감이다.

김주찬은 말이 필요없는 베테랑이다. 지난해엔 타율 3할4푼6리, 23홈런, 101타점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통산 타율 2할9푼2리, 106홈런, 597타점, 370도루로 호타준족의 사나이다.

이제 40경기를 치렀다. 아직도 104경기가 남았다. 이들이 못한 경기보다 앞으로 잘해낼 경기가 더 많다고 믿는 김 감독이다.

이렇게 부진한 선수가 상위타선에 포진됐음에도 KIA는 LG의 에이스 듀오인 차우찬-소사가 등판한 2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선수 1명이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팀 전체가 하나가 돼서 싸우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버나디나는 16일 4타수 2안타 1득점, 17일 경기서는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버나디나는 17일 경기후 "아직 노력해야하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타격코치와 타격 전반에 대해 수정하고 있는 중이다. 수싸움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해야할 것 같다"라면서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주시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노력해 보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같이가는 동행. KIA의 1위 질주의 이유중엔 분명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하나가 돼서 싸우는 단결력이 상당히 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