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첼시가 2년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확정했다. 첼시는 12일 밤(현지시각) 영국 웨스트브로미치 호손스에서 열린 웨스트브로미치와의 EPL 3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으로 승리했다.
승점 87점을 확보한 첼시는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위 토트넘(승점 77점)이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승점 86점에 머물게 된다. 첼시는 2014~2015시즌 우승 이후 2시즌만에 다시 리그 우승컵을 들게 됐다. 첼시가 리그 우승까지 오게된 3대 원동력을 짚었다.
▶콘테 감독의 결단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은 2016년 9월 25일 아스널과의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쓴소리를 뱉어냈다. "첼시는 오로지 서류상에서만 좋은 팀이다. 경기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나는 서류 뿐만이 아닌 경기장 위에서 좋은 팀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 첼시는 0대3으로 졌다. 8일전 리버풀과의 5라운드 홈경기 1대2 패배에 이은 리그 2연패였다.
콘테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3-4-3전형을 들고 나왔다. 10월 1일 7라운드 헐시티 원정에서 첫 선을 보였다. 3-4-3전형은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대표팀 시절에서 콘테 감독이 애용한 전술이었다.
결단은 맞아떨어졌다. 3-4-3전형의 첼시는 이후 2017년 1월 10일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대2로 질 때까지 96일간 연승을 달렸다. 리그 13연승이었다. 아스널과 리그 연승 타이를 이뤘다. 13연승 덕분에 첼시는 2위권과의 승점차를 크게 벌릴 수 있었다. 이후 안정적으로 리그를 운영하며 우승까지 도달했다.
겨울 이적 시장도 위기였다. 디에고 코스타가 흔들렸다. 중국에서 거액의 이적 제안이 들어왔다. 첼시 입장에서는 코스타가 나가면 큰 타격이었다. 콘테 감독은 코스타와 면담을 가졌다. 대화를 가진 끝에 코스타는 마음을 잡았다. 팀 잔류를 선택했다. 콘테 감독의 리더십이 빛난 부분이었다.
▶캉테 영입, 아자르-모제스의 부활
첼시는 올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1억2230만 파운드를 썼다. 1억4900만 파운드를 쓴 맨유나 1억7400만 파운드를 쓴 맨시티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이들을 압도한 이유는 은골로 캉테 덕분이었다. 첼시는 레스터시티에 3200만파운드를 주고 캉테를 데려왔다. 캉테는 넓은 활동반경과 활동량을 보여주며 첼시의 중원을 책임졌다.
여기에 3000만파운드를 주고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데려온 다비드 루이스의 역할도 중요했다. 루이스는 첼시의 수비라인을 든든히 지켰다.
에이스가 돌아온 것도 컸다. 우선 에덴 아자르가 부활했다. 지난 시즌 아자르는 43경기에 나와 6골을 넣는데 그쳤다. 조제 무리뉴 감독의 수비 축구에 잘 맞지 않았다. 아자르의 부진 속에 첼시도 리그 10위에 그쳤다.
올 시즌 아자르는 확실하게 부활했다. 첼시의 3-4-3전형은 아자르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아자르는 넓게 탁 트인 공간을 십분 활용하며 공격력을 마음껏 펼쳤다.웨스트브로미치전을 포함해 34경기에서 15+???골을 넣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시즌 전체로 따지면 16+??골이었다.
모제스도 활용폭이 컸다. 모제스는 2012~2013시즌 첼시에 입단했다. 이후 2013~2014시즌은 리버풀, 2014~2015시즌은 스토크시티, 2015~2016시즌은 웨스트햄에서 임대생활을 했다. 첼시에 있어 모제스는 잉여자원이나 다름없었다. 콘테 감독은 모제스를 윙백으로 돌렸다. 활동량과 공격 능력에 주목했다. '윙백' 모제스는 연착륙했다. 오른쪽 공간을 확실하게 장악했다.
▶FA컵 4강전 승리
마지막 원동력은 FA컵 4강전 승리였다. 첼시는 4월 22일 웸블리에서 토트넘과 마주했다. 토트넘이 한창 상승세를 타면서 선두 첼시를 추격하고 있었다. 리그에서 7연승을 달리며 승점 4점차까지 접근했다. 양 팀 모두 리그 6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리그에서 양팀의 맞대결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FA컵 맞대결은 중요했다. 승리하는 팀은 남아있는 시즌 운영에 있어서 힘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첼시는 이 맞대결에서 4대2로 승리했다. 반전의 발판이었다. 직전 맨유 원정에서 0대2로 지며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FA컵 4강전 승리를 계기로 상승세를 탔다. 이후 리그에서 다시 연승 행진을 달렸다. 반면 토트넘은 기세가 떨어졌다. 결국 5일 웨스트햄원정에서 0대1로 지며 선두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여기에 또 하나를 덧붙이자면 유럽 대회에 나서지 않은 것도 있다. 첼시는 지난 시즌 10위에 머물며 유럽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덕에 경기 수가 확 줄어들었다. 웨스트브로미치전까지 포함해 44경기를 치렀다. 토트넘이 50경기, 아스널과 맨시티가 51경기, 맨유가 59경기를 치렀다. 그만큼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