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루키 박치국이 데뷔 1년차부터 두산 불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치국은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 전에서 4⅓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했다. 1-6으로 뒤진 4회 2사 만루상황에서 등판해 첫 타자 정성훈에게는 볼넷을 내줬지만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얻어 이닝을 끝냈다.
5회와 6회 여섯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한 박치국은 7회에는 깜짝 놀랄만한 피칭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첫 타자 김용의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낸 후 첫 상대에서 볼넷을 내준 정성훈에게 2B2S상황에서 118㎞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히메네스는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도 박치국은 2-17로 뒤진 9회 등판해 세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역투를 펼쳤다.
박치국 본인은 "감독님 말씀대로 팔을 내리니 볼 끝이 좋아졌고 컨트롤도 잡혔다. 2군에서 이강철 감독님께서 많이 가르쳐주셨다. 사이드암 투수의 밸런스나 변화구 제구 등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도 "공을 던질 때 팔 높이를 조정해 변화구가 좋아졌다"고 했다.
물론 아직 '압도적'이진 않다. 특히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는 불안함이 있다. 1군에 콜업된 후 첫 등판했던 지난 달 27일 넥센 히어로즈 전에서는 7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이후 볼넷 3개와 안타하나로 3실점했다. 지난 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2사후 이대호 최준석 김문호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아 1실점했다.
하지만 6일 호투로 박치국은 평균자책점을 15.43에서 5.40으로 크게 낮췄다. 김태형 감독도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롱 릴리프' 자리로 박치국을 활용할 생각이다. 김 감독은 "선발로 투입 여부는 당장은 조금 그렇고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선발과 불펜 모두 흔들리고 있는 현재의 두산에서 박치국의 존재는 꽤 소중하다. 선발에서는 마이클 보우덴과 김명신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이고 함덕주와 유희관은 최근 등판에서 부진했다. 불펜은 더 위태롭다. 7일 LG전에서도 유희관이 5⅓이닝 6실점으로 내려가고 나서도 김강률이 ⅔이닝동안 3실점을 더해 4대10으로 크게 패했다. 지난 2일 삼성 전에서도 유희관이 8이닝 2실점으로 버텨줬지만 이용찬과 이현승이 4실점하며 역전패했다.
이제 갓 팀에 입단한 새내기 사이드암 투수가 흔들리는 두산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