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이다. 한화 이글스의 4월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잔인하다. 지난해 4월 6승17패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29일 현재 10승15패로 9위다. 한화에 성한 곳은 정우람이 붙들고 있는 마무리 구역밖에 없다.
안정 기조를 이어가던 선발진은 급격히 무너지는 모양새다. 덩달아 불펜도 기울고 있다. 타선은 심각한 수준이다.
마무리 정우람은 건재하다. 올시즌 9차례 등판에서 2승2세이브 평균자책점은 1.86. 지난 27일 롯데전 ⅔이닝 무실점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강력하고 견고한 구위를 선보이고 있지만 세이브 순위는 공동 8위에 머물러 있다. 세이브 1위는 NC 다이노스 임창민으로 9세이브다. 문제는 정우람을 등판시킬 기회가 드물다는 것이다. 크게 이기거나 크게 지기 때문에 가장 강한 무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의 균열은 4선발 송은범과 이태양의 부진이 시발점이었다. 송은범은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6⅓이닝 무실점을 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뒤 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6이닝 2실점 호투를 하고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후 3경기에서는 와르르 무너졌다. 이태양은 2차례 선발등판(총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이 9.75까지 치솟았다. 밸런스가 흐트러졌고, 덩달아 구속도 떨어졌다.
대체선발로 투입되는 안영명의 부진은 탈출구까지 막아버렸다. 이와중에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오른팔꿈치 염증으로 잠시 이탈한 상태다. 본인은 고질적인 통증이라 참고 던질수 있다고 했지만 일단 일본으로 건너가 진단과 치료를 받고 왔다. 열흘간의 엔트리 휴식을 취한 뒤 복귀할 예정이다. 알렉시 오간도마저 지난 29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이닝 동안 11안타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버팀목이랄 수 있는 선수는 이제 배영수 밖에 없다.
선발이 흔들리면 불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송창식은 과부하가 걸렸고 권 혁은 아직은 100% 컨디션은 아니다. 장민재 박정진 심수창 등도 컨디션이 별로다. 필승조라는 분류가 무색할 지경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투수교체 타이밍을 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 마저도 해결책은 아니다. 불펜을 적극적으로 가동해도 막아낸다는 보장이 없다. 불펜야구로 승부를 걸면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진다.
타선은 김태균이 이탈하면서 급격히 기울었다. 김태균은 지난 25일 부산 롯데자이언츠전 이후 5경기에서 선발제외됐다.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근육파열이 아닌 근육통이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진 않았지만 선발출전은 어렵다. 연속경기 출루 신기록을 이어가는 등 기록도전을 이어가고 있어 찬스에서의 대타활용도 쉽지 않다. 김태균이 빠진 경기에서 한화는 1승4패를 기록했다. 팀홈런은 14개로 전체 9위다. 팀홈런 1위 SK와이번스(42개)의 3분의 1 수준이다. 팀홈런 꼴찌 LG 트윈스(13개)와 별반 차이가 없다. 득점권 타율은 2할7푼4리(5위)지만 반짝 대승 때 끌어올린 수치다. 대타성공률은 1할6푼1리(7위), 팀도루는 10개로 SK와 함께 공동 꼴찌다. 빅볼, 스몰볼 양쪽 모두 애로사항이 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