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신동' 이강인(16·스페인 발렌시아 후베닐 B)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다.
정정용 18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다음달 2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할 명단에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정 감독은 지난 1월 1차 소집훈련 때도 안준혁(비야 레알) 등 해외파를 불러들여 훈련에 참여시켰다. 연령별 선수들보다 두 살 어린 이강인의 기량도 살펴볼 필요가 충분하다는 것이 정 감독의 설명이다.
2007년 국내 TV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이강인은 K리그 클래식 인천 유스팀을 거친 뒤 2011년 11월 스페인으로 건너가 발렌시아 유스팀에서 성장 중이다.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3년 토렌트 대회와 마요르카 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그 해 블루 BBVA 대회에서 환상적인 골을 수차례 터뜨렸다. 이강인의 플레이를 지켜본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로베르토 솔다도는 SNS에 '이 10번 선수가 누구냐. 정말 끝내준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자 대표팀 동료였던 산티아고 카니자레스가 '아들에게 들었는데 이강인이라는 선수'라고 답변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2014년 발렌시아 지역 스포츠신문 수페르데포르테는 '이강인은 대회 최고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선수다. 맨유,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 구단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극찬했다.
2015년에는 로케타스 데 마르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발렌시아 주 16세 대표팀으로 발탁돼 준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지난 겨울에는 실제로 유럽 명문 구단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맨시티(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이강인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강인은 실리를 택했다. 당시 이강인 측은 파격적인 제안을 한 발렌시아 잔류를 택했다. 계약기간을 2019년 6월까지 연장했다. 발렌시아는 연봉 인상 및 후베닐 B 승격과 함께 후베닐 A와 발렌시아 B(2군)에서의 프로 데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강인은 세 살 많은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 A)와 닮은꼴이다. 유럽 유스팀에서 성장해 태극마크까지 단 케이스다. 이승우도 2011년 대동초 시절 곧바로 스페인으로 날아가 한국인 최초로 바르셀로나 1군 진입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특히 2015년 칠레 17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승우는 올해 5월 한국에서 펼쳐질 20세 이하 월드컵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이강인과 이승우의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 저돌적인 돌파가 눈에 띈다. 다만 이강인은 스스로 해결도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 이승우는 섀도 스트라이커로서 골 결정력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