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나가겠다고 하더라."
한화 이글스의 '거물 외인' 알렉시 오간도가 한 주 2번의 등판을 확정지었다. 이전 경기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는데, 본인이 등판을 자청했다고 한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23일 수원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선발로 오간도를 예고했다. 오간도는 18일 LG전에 선발로 등판,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으나 7이닝 2실점 역투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던진 공이 무려 119개. 보통의 선발투수들이 4일 쉬고 등판하는 경우가 많지만, 투구수가 너무 많았기에 무리일 수 있다. 특히, 오간도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주로 불펜으로 투입됐기에 더욱 힘든 스케줄일 수 있었다. 미국에서 선발로도 가장 많이 던진 투구수가 지난 2011년 116개였다.
김 감독이 투입을 강행한 것일까. 그건 절대 아니다. 김 감독은 "사실 kt 마지막 경기는 다른 투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오간도는 다음주 화요일(25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었다. 그런데 본인이 일요일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더라"고 말하며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충분히 배려를 해주려 했는데, 외국인 선수가 의욕을 갖고 스스로 나서준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오간도도 한국에서 선발로 계속 뛰기 위해서는 투구수가 늘어나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경기 체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경기 체력은 경기를 뛰며 만드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도 자청을 한 게 있다. 바로 원정 동행이다. 이렇게 되면 비야누에바는 25일 롯데와의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 연전 첫 선발투수는 이전 원정에 동행하지 않아도 된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다. 하지만 비야누에바는 오간도의 투구를 보겠다며 원정길에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김 감독도 팀과 하나가 되겠다는 비야누에바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180만달러(오간도), 150만달러(비야누에바)를 받는 거물 외국인 선수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팀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
한편, kt 3연전 선발은 배영수-이태양-오간도로 확정됐다. 김 감독은 배영수에게 "20일 LG전, 21일 kt전 어디에 들어가고 싶나"고 물어봤고 배영수가 씩씩하게 "감독님께서 시키시는대로 하겠습니다. 알아서 정해주십시오"라고 답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