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때보다 평양 아시안컵 본선행이 더 기쁘다."
'1994년생 킬러' 장슬기(인천 현대제철)이 발랄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13일 오후 7시 윤덕여호가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모두가 힘들 거라던 평양 원정, '최강' 북한을 물리치고 요르단 아시안컵 예선 B조 1위에 올랐다. 조 1위에게만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과 함께 2019년 프랑스월드컵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0-1로 뒤지던 후반 31분 장슬기의 동점골은 윤덕여호를 본선행 8부 능선까지 끌어올린, 천금같은 골이었다. 다득점이 절실했던 홍콩전에서도 장슬기는 팀의 6번째 골을 밀어넣으면 6대0 승리를 이끌었다.
장슬기는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멤버다.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 우승, 2014년 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 등 연령별 대회에서 맹활약했다.AFC 19세 이하 월드컵 득점왕(9골) 출신이다. 19세 이하 월드컵 북한전(2대1승)에서도 골맛을 본 북한 킬러다. 최전방부터 좌우 측면 윙어, 풀백까지 두루 소화하는 영민한 멀티플레이어다. 윤덕여 감독이 공수에서 믿고 쓰는 막내 에이스다. 취재진이 질문에 씩씩하게 답했다. 아래는 장슬기와의 일문일답이다. 김포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평양에서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고 온 소감은?
▶우선 평양이라는 곳에서 처음이라 낯설고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음식도 잘 맞았다. 좋은 지원속에서 경기력도 잘 나왔다. 만족스럽고 좋았던 경험이다.
-골 소감은?
▶골 넣을 거라 생각 못했는데 너무 기뻤다. 언니들한테 너무 맞아서 골 넣은 상황이 기억이 안날 정도다.
-남북전 떨리거나 무섭지는 않았는지.
▶소음 훈련을 하고 가서 그런지 응원소리에 빨리 적응했고, 언니들이 다 우리 응원한다고 생각하라고 해서 편하게 경기에 임했다.
-이번 평양 아시안컵 본선행이 막내선수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앞으로 2019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우리가 주축이 될 선수들이니까 그걸 준비하는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많이 쌓고 있다. 상대에 따라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노련미가 쌓여가고 있다.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자제하려고 하고 있다.(웃음) 원래가 50%였다면 90%까지 자신감이 올라왔다.
-홍콩전 마지막 골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못넣었어도 다른 선수들이 그 시간내에 득점했을 것이다. 저희팀 선수에게 연결하려고 한 골인데 운이 저에게 쏠렸다. 슈터링골이 됐다.
-17세 이하 월드컵, 19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득점왕도 해봤는데 어느 것이 더 좋은가
▶어렸을 때보다 커서 팀에 좋은 역할을 한 게 더 기쁘다. 여태까지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는데 이제 평양에서 골 넣은 게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고 싶다. 월드컵 우승 때보다 이번이 더 좋은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