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 중인 K리그 4팀은 지난 주말 모두 웃지 못했다. 제주와 FC서울은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수원 역시 상주를 안방으로 불러들였지만 무득점 헛심 공방을 펼쳤다. 광주 원정을 떠났던 울산도 1대1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K리그 4룡(龍)은 또 다시 한 달 만에 'ACL 모드'로 전환한다. 반환점을 돈 ACL 조별리그 4차전이 11~12일 펼쳐진다. 탈락이 유력한 서울을 제외한 K리그 3팀은 ACL 조별리그 통과와 탈락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상에 서 있다. 울산은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승점 6),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승점 5)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수원은 1승2무(승점 5)로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3위 가와사키(일본)와의 승점차는 2점에 불과하다. 제주도 1승1무1패(승점 4)로 장쑤 쑤닝(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3위 감바 오사카(일본)에 승점 1점 앞서 있을 뿐이다. 3패인 서울은 만만치 않다. 남은 3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2위를 바라볼 수 있다.
그렇다면 ACL 16강행을 위해 달아나거나 추격해야 할 K리그 4팀은 어떤 반전 카드를 내놓을까.
11일 애들레이드(호주)를 홈을 불러들이는 제주는 멀티 능력을 갖춘 안현범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왼쪽 풀백 정 운이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 중이다. 때문에 조성환 제주 감독은 오른쪽 풀백 박진포를 왼쪽으로 돌리고 우측 윙포워드 안현범을 오른쪽 풀백으로 중용하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제주는 ACL 3경기에서 7골을 넣었지만 5골을 내줬다. 수비 안정이 필수다. K리그 5경기에서 1실점 밖에 하지 않은 수비력을 보여줘야 한다.
공격에선 미드필더 이창민도 승부수를 띄울 패가 될 수 있다. 이창민은 경고 3회 누적으로 서울과의 K리그 경기를 쉬었다. 조 감독은 "이창민이 한 경기를 쉬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부상인 권순형의 빈 자리를 잘 채워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원정 경기를 갖는 서울은 말이 필요 없다. 승리만이 살 길이다. 무승부도 곧 ACL 조별리그 탈락을 의미한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골 만한 것이 없다. 정통파 스트라이커 데얀과 박주영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12일 이스턴(홍콩)을 상대하는 수원의 부활 열쇠는 윙백들이 쥐고 있다. 수원은 올 시즌도 이기는 법을 잊은 듯하다. K리그 5경기(4무1패)와 ACL 3경기(1승1무1패)를 합친 총 8경기에서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의 스리백이 통하기 위해선 좌우 윙백이 살아나야 하지만 핵심 자원인 김민우 장호익이 부상 중이다. 고승범과 이종성 등 측면 윙백들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크로스가 필요하다.
또 무앙통과 충돌하는 울산의 고민은 원정에서 뚝 떨어지는 경기력이다. 최근 원정 4경기(K리그 3경기, ACL 1경기)에서도 2무2패로 부진했다. 2골밖에 터뜨리지 못했고 7골을 허용했다. 이기제-김치곤-정승현-정동호로 구성된 포백라인이 견고함을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대포 부재는 소총으로 막아야 한다. 이종호 오르샤 김인성 정재용 등 미드필더들의 살아나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