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가르시아가 던진 승부수, '73전74기' 메이저 우승을 만들다

by

10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벌어진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3번 홀(파5)부터 15번 홀(파5)까지 '가르시아 타임'이 가동됐다. 13번 홀에서 티샷 실수 이후 극적인 파세이브를 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14번 홀(파4) 버디로 6언더파를 만들며 선두 저스틴 로즈(영국)를 한 타차로 압박했다.

가르시아는 이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다. 그래서 곧바로 승부수를 띄웠다. 530야드에 달하는 15번 홀(파5)을 승부처로 삼았다. 티샷을 무려 341야드나 보낸 가르시아는 189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8번 아이언을 잡았다. 투 온을 노린 공격적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높은 탄도로 날아간 공이 그린에 떨어져 핀을 맞고 홀 컵 왼쪽 4m 옆에 멈췄다. 이어 시도한 이글 퍼트는 그대로 홀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소 힘이 부족한 듯 보였지만 공은 홀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 대회에서 무려 452개 홀 만에 나온 '이글'이었다. 가르시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순식간에 두 타를 줄인 가르시아는 버디를 추가한 로즈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9언더파 동타인 상황에서 맞은 18번 홀(파4). 가르시아와 로즈의 세컨드 샷 대결도 '명불허전'이었다. 로즈의 샷이 다소 오른쪽으로 밀렸지만 킥이 좋아 홀 컵 3m 옆에 붙었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핀 하이로 로즈보다 더 가까운 곳에 공을 붙였다. 로즈도 우승 경쟁자 가르시아의 환상적인 샷에 엄지를 세웠다.

1.5m 퍼트 실패가 아쉬웠지만 승리의 여신은 가르시아를 향해 웃었다. 가르시아는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 티샷 실수로 보기에 그친 로즈를 꺾었다. 가르시아의 '73전74기' 메이저대회 우승 스토리는 그렇게 완성됐다.

가르시아는 "15번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은 내 생애 최고의 샷 중 하나"라며 "또 그 홀의 퍼트 역시 이번 주 내가 한 퍼트 가운데 최고였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또 "메이저대회 우승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메이저대회 마지막 날 이런 편안한 기분은 처음 느껴본다"며 환하게 웃었다.

세 살 때 프로골퍼인 아버지 손에 이끌려 클럽을 잡은 가르시아는 타이거 우즈(미국) 못지 않은 '골프 신동'이었다. 12세 때 클럽챔피언이 됐다. 13세 때는 '스크래치 플레이어(18홀을 이븐파로 마칠 수 있는 능력)'가 됐다. 15세 때는 유러피언투어 대회에 출전, 컷 통과를 했다.

메이저대회 데뷔는 16세 때인 1996년이었다. 무대는 브리티시오픈이었다. 마스터스에는 19세 때인 1999년에 첫 출전했다. 컷 통과는 물론 공동 38위에 랭크됐다. 아마추어로서는 최고 성적이었다. 가르시아는 이 때부터 올해까지 19차례 마스터스에 출전했고 22년의 기다림은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로 다가왔다.

스페인 선수가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은 것은 세베 바예스테로스(1980년, 1983년),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1994년,1999년)에 이어 가르시아가 세 번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