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권상우는 진가를 입증할 수 있을까.
권상우가 KBS2 새 수목극 '추리의 여왕'으로 돌아온다. 그의 브라운관 복귀는 2014년 SBS '유혹' 이후 3년 여만의 일이다. 권상우의 귀환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반신반의다. 오랜시간 한류스타로 군림하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온 그의 내공을 믿는 팬들이 있고, '몸짱 배우' '실장님' '발음 불가 배우'라는 단편적 이미지에 갇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쪽도 있다.
사실 '추리의 여왕'은 권상우에게 있어 중요한 기점이 되는 작품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천국의 계단' '말죽거리 잔혹사'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한류스타로 우뚝 섰지만 '메디컬 탑팀'과 '유혹'이 연달아 시청률 면에서 참패하면서 위상이 흔들렸다. 그러므로 '추리의 여왕'은 잇단 드라마 불운사를 끊어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인 셈이다.
'추리의 여왕'은 권상우의 스타성과 함께 연기력에 대한 재평가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권상우는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에 능한 배우이지만 유독 발음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메디컬 탑팀'이다. 당시에도 감정 표현 능력은 탁월했지만 메디컬 장르 특성상 대사가 길고 어려워 발음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추리의 여왕' 또한 대사가 길고 복잡한 추리물이기 때문에 당시의 트라우마를 벗고 장점인 감정 연기에 대한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다.
다행히 '추리의 여왕' 하완승은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다. 하완승은 조각 같은 외모와 달리 야수의 피가 흘러 법보다 주먹이 앞서지만 알고 보면 경찰대 수석 입학에 졸업까지 한 엘리트 중의 엘리트, 마약반 에이스 형사다. 단순 무식해 보이는 직진파이지만 그 안에 숨겨둔 지성미를 발산할 수도 있고 행동파 형사로서 강점인 액션 연기로 여심을 홀릴 수도 있다. 매력을 어필할 포인트가 충분한 셈. 또 호흡을 맞추는 배우는 데뷔 22년차 내공의 최강희다. 톡 쏘는 연기로 정평이 난 최강희와 보여줄 티격태격 앙숙 케미가 어떨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후 오랜만에 보는 권상우표 코믹 연기까지 준비되어 있어 기대를 모은다.
권상우는 "예능에 나온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다. 그런데 나를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잘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부담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책이 완성도 있고 재밌어야 할 수 있는 거다. 내가 재밌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그보다 더 좋은 캐릭터는 없다. 드라마 현장이 항상 편한 것만은 아닌데 현장에 나올 때보다 설렌다. 데뷔 이래 이렇게 즐겁게 드라마 촬영 현장을 온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재밌고 에너지 넘치게 촬영하고 있다. 망가지는 연기도 부담없이 즐겁게 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는 최강희가 잘되어야 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최대한 열심히 서포트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퀸 설옥과 하드보일드 열혈형사 완승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드라마다. 최강희 권상우 이원근 신현빈 김현숙 전수진 박준금 안길강 김민재 양익준 등이 출연하며 '김과장' 후속으로 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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