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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3연승 출발' kt, 무엇이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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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가 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kt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투타 조화로 8대1 승리를 거뒀다. 3월 31일 개막전부터 3연승을 달리며 LG 트윈스와 공동 1위에 올랐다. kt는 시즌에 앞서 유력한 꼴찌 후보로 지목됐다. 그런데 3연승을 달리며 기분좋게 시작했다. 개막 시리즈에서 선발 야구가 통했다. 타선의 무게감도 달라졌다. 얕볼 수만은 없는 전력을 보여줬다.

▶이제 선발 야구가 된다

kt의 가장 큰 약점은 마운드였다. 유망주 투수가 많지만, 1군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5.92로 최하위였다. 외국인 투수들이 나란히 부진했다. 그나마 시즌 중반 데려온 라이언 피어밴드가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토종 선발 투수 중에선 주 권만이 로테이션을 제대로 돌았다. 기대를 모았던 정대현 정성곤 엄상백 등은 모두 부진했다.

kt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했다. 김진욱 감독은 부임하면서 투수력을 강조했다. 눈에 띄는 보강은 없었다. FA 시장에서도 빈손이었다. 새 외국인 투수로 돈 로치를 영입했고, 구원 투수 고영표가 선발로 전환한 정도였다. 그러나, 첫 3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로치와 피어밴드는 외국인 투수다웠고, 젊은 투수들이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로치, 정대현, 피어밴드가 개막 3연전에 선발 등판했다. 세 명의 투수는 나란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볼넷이 눈에 띄게 줄었다. 로치(6이닝 2실점)가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줬을 뿐. 정대현(6이닝 무실점), 피어밴드(7이닝 1실점)는 4사구가 1개도 없었다. 제구에 기복이 있었던 정대현의 변화가 돋보인다. 공을 던질 때 중심축이 되는 발을 흔들리지 않게 잡았다. 제구 안정의 비결이다.

선발 투수들이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뒷문도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되고 있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첫 2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따냈다. 구위는 여전했다. 슬라이더는 한층 날카로워졌다. 무리한 등판도 없었다. 앞서 등판한 조무근 장시환 심재민 등이 큰 위기 없이 마운드를 넘겨줬기 때문이다. 김진욱 감독은 "김재윤은 관리를 하면서 쓰려고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발 야구로 출발이 순조롭다.

▶경쟁 구도 속 마음껏 뛰어노는 야수들

김진욱 감독은 취임 당시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망아지처럼 뛰어놀아라"라고 전했다. 아무리 젊은 선수들이라도 그라운드에선 눈치를 보지 말자고 했다. 그리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접근했다. 그 결과 선수들의 눈빛에 자신감이 생겼다. kt는 선수층이 얇지만, 하준호 심우준 홍현빈 등 젊은 야수들이 성장했다. 하준호와 심우준은 당장 중견수, 3루수 주전 자리를 꿰찼다.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선 이대형 대신 전민수, 이해창 대신 장성우를 투입했다. 김진욱 감독은 "3연전 중 한 경기 정도는 변화를 줄 것이다. 라인업을 움직여서 이기는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라고 했다.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경쟁을 시키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전민수가 두 번의 출루, 장성우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김진욱 감독이 기대했던 효과다. 백업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타선의 무게감도 달라졌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