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토리요? 부담되지 않아요."
K리그에서 축구인생 제 2막의 문을 연 문선민(인천)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2011년이었다. 문선민은 세계적인 스포츠브랜드에서 주최한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 '더 찬스'에서 7만5000여명의 유망주 가운데 최종 8인에 선발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2012년 스웨덴 3부리그 외스터순드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문선민은 주축으로 뛰며 팀의 2부리그 승격에 힘을 보탰다. 2015~2016시즌에는 스웨덴 명문 유르고르덴으로 둥지를 옮겨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스웨덴 리그에서 5년간 101경기에 출전, 12골-15도움을 기록하며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문선민은 2017년, 5년여의 스웨덴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그는 인천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입문해 제2의 축구인생의 시작을 알렸다.
익숙한 듯 낯선 고국에서의 무대. 그는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문선민은 지난달 18일 치른 전북전에 교체 투입 돼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적극적인 몸놀림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볐다. 후반 25분에는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며 전북을 흔들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골이었다. 그는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한채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이를 악물었다. 1일 수원전에 선발로 출격한 문선민은 전반 21분 기다리던 데뷔골을 폭발하며 포효했다. 팀이 2-3으로 밀리던 후반 39분에는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3 무승부를 이끌었다.
경기 뒤 이기형 인천 감독은 "매우 긍정적인 선수다. 자기 관리도 잘한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며 "기대가 된다. 앞으로도 많은 발전을 이룰 것 같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문선민의 긍정적인 성격을 높게 평가,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부주장 직책을 맡겼다.
인천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문선민은 "사실 데뷔전에 데뷔골을 넣고 싶었다"며 "수원전도 준비를 많이 했는데, 비겨서 아쉽다. 그래도 골을 넣어서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많은 분께서 내 축구 스토리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부담은 되지 않는다. 그저 한국에서 축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즐겁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고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신감으로 축구를 한다"고 덧붙였다.
K리그 데뷔와 동시에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문선민은 9일 열리는 포항과의 5라운드 맞대결에 출격 대기한다. 문선민은 "올 시즌 목표는 공격포인트 15개"라며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K리그에서 다시 시작하는 문선민. 그의 축구인생 2막은 이제 막 시작됐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