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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특집] 홍상삼이 KBO리그 '평균 선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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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우완투수 홍상삼(27)은 프로야구 '평균 선수'다.

1990년생으로 올해 만 27세인 홍상삼은 지난 2008년 두산의 2차 3라운드(전체 20번)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올해 프로 10년차, 팀에선 중참 선수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가을 제대한 그는 올해 연봉이 1억2500만원이다. 신장 1m88에 체중 85㎏.

홍상삼은 리그 전체 등록 선수 가운데 정중앙인 '평균'에 가장 가까운 선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월 발표한 2017시즌 등록 현황 자료에 따르면, 평균 연령은 27.5세, 평균 신장은 1m83, 평균 체중은 87㎏이다. 평균 연봉은 1억3883만원.

오지환(LG 트윈스) 허경민(두산) 안치홍(KIA 타이거즈) 김상수(삼성 라이온즈) 박동원(넥센 히어로즈) 등 각 팀에 주전급 1990년생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 중 각 부문 평균에 가장 근접한 선수가 바로 홍상삼이다.

최고령 선수인 KIA 최영필(42)과 15세 차, 최연소 선수인 NC 이재용(17) KIA 김석환(17)과 10세 차이가 난다. 신장으로 비교하면 최장신인 두산 장민익(2m7), 최단신인 삼성 김성윤(1m63)의 중간인 1m85보다 3㎝ 더 크다.

연봉의 경우, 양극화가 심해 1억3883만원이 완전한 평균 값이라고 보긴 어렵다. 구단별 연봉 상위 27인의 평균 연봉이 2억3987만원이고, 전체 평균 연봉 역시 신인 선수 56명과 외국인 선수 28명은 제외한 값이다. 대형 FA(자유계약선수)가 늘어나 '빈익빈 부익부'가 날로 심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KBO의 발표 자료를 표준값으로 놓고 평균 선수를 홍상삼으로 설정했다.

자신이 '전체의 평균'이라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특히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프로에서, 평균은 애매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평균 선수라는 사실을 전해 들은 홍상삼도 "왜 내가 평균 선수냐"며 얼떨떨해했다. 그러나 "이제는 평균 이상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홀가분히 군 복무를 마쳤고, 지난해 겨울 결혼하며 가장이 된 홍상삼은 올해가 '평균 이상'이 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경찰에서 보낸 2년 동안 포수를 못 보고 고개가 먼저 돌아가던 습관을 고쳤고,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해도 홍상삼이 불펜의 중심으로 활약해줘야 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홍상삼, 이용찬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으니 투수진이 작년보다 훨씬 준비된 느낌이다. 홍상삼은 아직 제구력이 완벽하지는 않아도, 구위가 좋고 예전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KBO리그는 점점 '커지고' 있다. 평균 신장 1m83은 프로 원년 1982년(1m76.5)에 비해 6.5cm 커졌고, 최근 4년 내 가장 크다. 평균 체중도 원년(73.9㎏)보다 13.1㎏ 증가했다. 평균 연령도 원년(26세)보다 1.5세 늘었다. 선수들이 충분한 영양 환경 속에서 키와 체중이 늘었고, 자기 관리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선수 생명도 길어졌다는 뜻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평균 연봉이다. 올해 평균 연봉인 1억3883만원은 역대 최고 수치다. 2009년 처음으로 억대 연봉 선수 100명을 돌파했고, 2014년(1억704만원) 최초 평균 1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5년 1억1247만원, 2016년 1억2656만원 등 매우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