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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김재욱 "모태구, 조커처럼 '신념'있는 악역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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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 김재욱이 희대의 사이코패스 '모태구'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OCN 오리지널 드라마 '보이스'(연출 김홍선, 극본 마진원)에서 히대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모태구 역을 맡은 김재욱. 그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이스'와 관련된 에피소드 및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보이스'는 1월 14일 첫 방송부터 시청률 2.321%(닐슨코리아,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을로 스타트를 끊은 후 매회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12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시청률 5.690%(닐슨 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을 기록, 이전 OC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던 '38사기동대'의 기록까지 넘어서며 OCN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보이스'의 뜨거웠던 인기의 중심에는 배우들의 열연, 특히 악역 모태구 역을 맡은 김재욱의 '하드캐리'가 있었다. 12세 때 아버지가 경쟁사 사장을 죽이는 모습을 목격하고 사이코패스의 길을 걷게 된 모태구는 무진혁(장혁)의 아내와 강권주(이하나)의 부친을 살해하고 심춘옥(이용녀) 판타지아 장마담(윤지민) 등도 차례로 해치운 잔혹한 살인마. 케틀벨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려치는 잔인한 살해수법도 모자라 피해자의 시신을 벽에 매달거나 신체 일부를 적출하는가 하면 범행 흉기에 붙은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수집하는 기괴한 모습을 보이며 보는 이를 '뜨악'하게 했다.김재욱은 섬뜩한 눈빛 연기와 비릿한 웃음으로 이런 모태구라는 희대의 살인마를 더욱 소름끼치게 표현했다. 살인을 통해 희열을 느끼는 그의 표정은 보는 이의 오금을 저리게 할 만큼 서늘했고 새로운 살인 대상을 찾아내자 신기한 장난감을 만난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게 즐거워하는 모습은 소름끼칠 정도로 순수했다. '보이스' 김재욱에게서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MBC '커피프린스 1호점' 속 훈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역대 드라마와 영화 속에 등장했던 사이코패스 중 최고의 캐릭터' '악역의 새 역사' '보이스는 김재욱을 위한 작품'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재욱은 모태구라는 인물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끌렸던 지점을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극단적인 성향의 인물에게 흥미가 가게 돼 있어요"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극단적으로 악한 인물이건 선한 인물이건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닐 때, 그 인물을 배우로서 어떻게 앵글 안에서 풀어내느냐에 호기심을 갖게 돼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태구를 선택했을 때도 '내가 모태구를 이렇게 연기해야지'가 아니라 '내가 모태구를 어디까지 풀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이 컸어요"라고 덧붙였다.사실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영화 및 드라마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수많은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이미 쏟아질 대로 쏟아졌고 그려질 대로 그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모태구라는 인물을 이전에 그려졌던 사이코패스와 다르게 표현하는 게 더욱 힘들었을 터. 하지만 김재욱은 '무조건 다르게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다른 작품에서 이미 그려졌던 사이코패스들과 '차별화'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하지만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크게 고민을 하진 않았어요 일단 모태구라는 인물 자체가 다른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인물이고 극중 배경이 되는 성운시 또한 다른 작품에서 그려진 적이 없던 공간이기 때문에 그런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다른 캐릭터가 나올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연기하는 사람도 김재욱이라는 다른 배우이기 때문에 여타 다른 캐릭터와 비슷하거나 부딪히는 캐릭터가 나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죠"라고 말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살인 수법과 끊임없는 악행을 일삼은 모태구. 충분히 '비호감'으로만 그려질 수 있었던 악역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모태구가 대중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김재욱은 "그 캐릭터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태구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 인물이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시대의 가장 매력적인 악역으로 꼽히는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 같은 경우도 그가 정확한 자기 철학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조커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조커는 그냥 미치광이가 아니에요. 나름대로 자기만의 철학이 가지고 있고 자기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왜 이 세상이 이렇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확실한 신념과 철학이 있어요. 그런 철학을 철저히 믿고 있으니까 죄의식을 쳐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모태구 역시 그랬으면 했어요. 모태구만의 철학과 신념. 그런 건 저 혼자만 만들어갈 수 있었던건 아니에요. 작가님과 감독님과 수많은 대화 끝에 그런 부분을 표현하려고 했고 그런 점이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거라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12일 종영했으며 후속으로 최진혁, 윤현민, 이유영 주연의 '터널'이 방송 중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