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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수상한 동행… 총학생회장 죽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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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8년 전 사망한 고 이내창씨 죽음에 관련된 여러 의혹을 파헤친다.

1989년 8월 15일, 거문도 유림해변. 그날은 평화로운 휴가지를 찾은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 밀물 때에 맞춰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유림해변을 찾은 이들 눈앞에 떠오른 것은 한 남성의 시신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라면 끓여먹고 있는데 관광객 아주머니들 두 분이 오시드만 하시는 말씀이 뭔 시체가 있다고 그래요. 왜 죽었지 죽을 일단 위치가 아닌데 이건 100% 죽을 위치가 아니거든요, 물 거의 이 정도(무릎높이) 밖에 안 되는데." 시신을 인양한 주민의 말이다.

남성이 떠오른 곳은 수심이 얕아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자주 찾던 곳이었다. 성인 남성이 빠질만한 깊이가 아닌 곳에서 떠오른 의문의 변사체. 그는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장 이내창씨(당시 27세)였다.

"밤늦게 어머님께 전화가 왔어요. 막내가 거문도라는 섬에 가서 잘못 됐단다. 어떻게 하냐? 무슨 소리에요? 왜 거길 갔어요?"(이내창씨 형)

예상치 못한 비보였다. 경찰 수사결과, 사인은 '익사'였다. '학내 문제로 평소 고민을 앓던 이 씨가 스스로 거문도를 찾아가 바위 사이를 이동하다가 실족사 했을 것 이다.'라는 것이, 경찰의 최종 결론이었다. 하지만 이 씨 주변의 지인들은 그에게는 경찰의 설명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가족과 학우들 중 어느 누구도 이내창 씨의 거문도행에 대해서 알지 못했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고, 예정된 계획도 없이, 이 씨는 혼자서 거문도를 찾아간 것이다. 그는 왜 거문도행 배에 오른걸까.

제작진은 당시 수사기록을 토대로 거문도 내에서 이 씨를 목격한 마을 주민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이 씨를 기억하는 이들의 증언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목격자들은 그가 분명 혼자가 아니라고 했다.

"이 씨랑 여자한명이 같이 와서, 콜라랑 환타를 주문했어요. 무슨 일인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더라고요. 아, 남자 한명은 밖에서 기다렸어요."(이내창씨를 목격한 다방종업원 최 씨)

다방 종업원 최 씨의 목격담 외에도 이 씨와 한 쌍의 남녀를 태운 나룻배 선장 역시 이들을 일행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이 씨와 동행한 낯선 사람들. 그들은 누구일까.

확인결과, 이 씨와 함께 목격된 남녀 중 여성(도 씨)이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인천지부 소속의 직원으로 밝혀졌다. 안기부 직원 도 씨는 자신은 휴가를 맞아 남자친구 백 씨와 함께 거문도에 거주하는 백 씨 친구의 집을 방문했던 것일 뿐이며, 이내창 씨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본인의 알리바이라고 제시했다. 대학 총학생회장의 낯선 방문과 안기부 직원의 수상한 동행, 이것은 단지 우연인걸까.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결정적인 증거들이 다 사라집니다. (목격자 진술을) 녹음 했던 녹취파일이 지워지고 우리가 카피를 해서 보관하고 있었던 승선신고서도 사라지고."(이내창 씨 학교 총학생회 후배)

더욱 이상한 것은 도 씨의 신원이 밝혀지면서 부터였다. 이 씨를 목격한 사람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반복되면서 목격자들이 진술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목격자들의 진술번복이 시작되면서 용의자로 지목됐던 안기부 직원 도 씨와 그의 친구들은 풀려났고, 사건은 수많은 질문들만 남긴 채 그렇게 28년이 지났다.

제작진은 28년 전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그 당시 이내창 씨의 죽음에 가장 가까이 있었을 이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28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들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해 보였다.

28년 만에 다시 만난 목격자, 다방종업원 최 씨는 제작진의 질문에 어렵게 입을 뗐다. 당시 진술을 결국에 번복했던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여자(도 씨)... 봤냐고 물어보기에 봤다고 그랬더니 이 여자를 봤단 말 하지 말라고 했어요 같이 왔었단 이야길 하지 말고 이내창 씨 혼자 왔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라고 했었어요."

누군가 진술번복을 종용했던 것이다. 최 씨가 목격한 사실을 덮어야했을 사람, 그들은 누구였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당시 용의자로 지목된 안기부 직원 도 씨와 그의 친구들을 수소문 끝에 찾아갔다. '그날'에 대한 그들의 기억은 어떻게 남아있을까.

28년 만에 제작진과 마주한 안기부 직원 도 씨는 상세하게 그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설명을 잇던 도 씨는,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도 씨가 보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