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넌 레플리카'의 진화, 뮤지컬 '오! 캐롤'…미국 역수출 추진

by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오! 캐롤'이 미국 역(逆)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 캐롤'은 2009년 미국에서 초연된 '브레이킹 업 이즈 하드 투 두'(Breaking up is hard to do)가 원작이다. 1950, 60년대 팝스타인 닐 세다카의 히트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에릭 잭슨이 극본을 쓰고, 트로이 마지노가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하지만 이 원작과 지금 서울에서 공연 중인 작품은 상당히 다르다.

'오! 캐롤'은 원작에서 음원과 스토리 설정만 구매한 이른바 '넌 레플리카'(Non Replica) 방식이다. 국내에서 공연된 수많은 뮤지컬들이 이 방식을 채택했다. 국내팬들의 정서에 맞춰 일부 노래를 첨삭하고 편곡을 하고, 스토리 라인을 살짝 바꾸는게 상례다.

하지만 '오! 캐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이야기의 배경(파라다이스 리조트)과 주요 인물 설정은 비슷하지만, 제목을 바꾸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추가하고 원작에 없는 닐 세다카의 다른 히트곡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와 '원웨이 티켓'(One way ticket) 등을 삽입해 전 세대에 걸친 남녀 4쌍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로 새롭게 변신시켰다. 여기에 국내 '쇼뮤지컬'의 대가인 안무가 서병구가 신나는 춤과 움직임을 만들었고, 김성수 음악감독이 브릿지 음악을 추가하고 전체적으로 편곡을 했다.

"사실상 준(準)창작 뮤지컬"이라고 운을 뗀 제작사 쇼미디어그룹의 박영석 대표는 "최근 브로드웨이 관계자들이 와서 오! 캐롤'을 보고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소극장 버전이었던 작품을 뜯어고쳐 대극장 버전으로 성공적으로 확대시킨 점, 해외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코믹하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로 변신시켰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박 대표는 "곧 미국의 프로모터들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오! 캐롤'을 아바의 노래로 만든 '맘마미아'처럼 온 세대를 아우르는 휴먼 뮤지컬로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말했다.

남경주 최정원 전수경 김선경 정상윤 서경수 오진영 정단영 진수현 등이 출연하는 '오! 캐롤'은 5월 7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