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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앞둔 17 F/W 서울패션위크, '양 보다 질' 쟁취할 수 있을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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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기자] "'특별히' 다른 건 없다."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오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된다. 서울패션위크의 총감독인 정구호 디자이너는 1시간 동안 이번 패션위크에 대한 소개한 후 기자들의 질의에 대답했다.

정구호 감독은 "기존에 했던 것과 특별히 다른 건 없다"는 말과 함께 간담회를 시작했다. 가장 새롭고 유니크해야할 패션위크, 그 행사의 총감독이 '다른 건 없다'며 다소 충격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다.

'새로운 게 없다'는 정구호 디자이너의 말은 보여주기 식의 콘텐츠 확장보단 패션위크로서의 내실에 중점을 두었다고 해석된다. 서울패션위크는 그간 급격히 성장해왔다. 취재에 참여하는 국내외 매체의 수도 늘었고, 패션위크를 방문객은 파격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패션위크가 가져야 할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패션위크는 대중에게 K-패션을 소개하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축제다. 또한 패션위크는 디자이너의 의상이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바이어와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교두보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위크를 통해 대중과 언론의 관심을 동시에 끌어올려 인지도를 높이고, 수면 밑에서는 디자이너들과 바이어들의 거래가 일어 나야 하는 것이다.

정구호 감독은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춘 듯이 보인다. 이번 패션위크의 포인트 중 가장 첫번째를 '시스테마이즈(Systematize)'로 들며 "패션위크의 체계를 구축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러한 정구호 감독의 초점은 양 보단 질에 포인트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정구호 감독은 "서울패션위크의 역할은 훌륭한 많은 한국 디자이너를 알려서 그 옷들이 중요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걸려있게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규모와 퀄리티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단순히 양으로 판단하기보단 질로서 콘텐츠가 담긴 패션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구호 감독의 이런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2017 FW 서울패션위크는 단단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패션위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팬과 바이어들의 입·출입을 효율화 하고 디자이너들의 DB를 파악한다. 또 신진디자이너 육성 프로젝트인 '텐소울'을 강화했고,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참여하지 못한 국내외 팬들과 바이어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확대했다.

하지만 새로움과 즐길 거리가 부족한 건 아니다. '특별히' 다른 건 없을지 몰라도 방문객과 참여자들이 만족했던 콘텐츠들을 대폭 강화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밴드 혁오와 99%IS의 바조우 디자이너의 콜라보레이션 버스킹, 현대자동차와 고태용, 계한희, 한상혁 등 디자이너들의 런칭 패션쇼, 필름 페스티벌 및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또한 참여형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모델들의 애장품 플리마켓, MCM 패션박스, 베스트 드레서 어워드 등 패션위크를 찾은 일반인 참여자들이 참여하고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 일방적인 행사보단 소통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었다.

한국 패션은 기로에 서있다. 한류 콘텐츠의 전세계적인 열기로 인해 패션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라는 말처럼, 한류라는 큰 물살에서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어디로, 어떻게 노을 저어갈 것인지 기대된다.

over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