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임원 승진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4%로 '유리천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중 올해 임원 인사를 단행한 18개 그룹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승진자(신규 임원 포함) 1517명 중 여성은 3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의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중이 24%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내 여성의 승진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승진자들도 대부분 초급 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상무(이사)급에 몰려 있어 여성의 고위 임원 승진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 승진자 37명 중 상무급은 34명(91.9%)으로, 나머지 3명(8.1%)은 전무급이었다. 전무급 이상 남성 승진자 303명과 비교하면 1%도 안 되는 셈이다. 또한 전무급 3명 중 2명은 오너 일가였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녀인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제외하면 조미진 현대차그룹 전무(인재개발원 부원장) 1명만 전무로 승진한 것이다.
그룹별로는 포스코, 현대중공업, LS,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한국타이어 등 6개 그룹에서 올해 여성 임원 승진자가 단 1명도 없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96명의 승진자 중 여성이 전무했다. 반면 유통·식음료 중심 그룹들은 여성 임원 승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그룹은 여성 임원 승진자 비중이 10.2%(5명)로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이어 CJ(5.7%, 4명), 현대백화점(5.0%, 2명), 롯데(3.8%, 10명)가 여성 임원 승진 비중이 높았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