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만의 정신을 배우고 있다."
FC서울은 28일 일본 적지에서 벌어진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F조) 2차전서 우라와 레즈에 2대5로 졌다. 서울에 대패를 안긴 우라와엔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재일교포 이충성(32)이 있었다. 그는 3-4-3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우라와의 두번째 골을 넣었다. 서울 포백 수비는 이충성과 무토, 세키네 등의 빠른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재일 한국인 4세인 이충성의 일본 이름은 '리 다다나리'. 그는 2004년 19세 이하 한국 청소년대표팀 예비 후보로 뽑히기도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했다. 국가대표 훈련장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 A대표가 되지는 못한 이충성은 이후 일본 대표로 성장했다. 개명을 하고 귀화도 했다. 23세 이하 일본 대표 이후 2011년 카타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A대표로 출전, 골맛을 보며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FC도쿄, 가시와 레이솔,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거쳐 잉글랜드 사우스햄턴에 진출해 한 시즌을 뛰고 다시 J리그로 돌아왔다. 우라와에선 2014시즌부터 뛰고 있다.
이충성은 스포츠닛폰과의 인터뷰에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신께서 주신 아주 즐거운 무대"라고 말했다.
이충성이 뛴 우라와는 2016시즌 FC서울과의 16강 매치에서 졌다. 1~2차전 합계 동점으로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이충성은 서울 상대로 2골을 넣었다.
그는 매일 사령탑 미하일 페트로비치 감독(세르비아 출신)으로부터 게르만의 정신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충성은 "(감독은) 1점 얻으면 2점, 2점 얻으면 3점이라고 말한다. 1점 넣고 쉬는 것이 일본인의 나쁜 점이다. 독일인의 정신을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충성은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이 함부르크를 상대로 8득점한 경기를 봤다고 했다. 그는 서울을 상대로 전반에만 5-1로 크게 앞선 걸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라와는 이번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2연승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1차전 웨스턴 시드니에 4대0으로 승리한 걸 포함, 2경기에서 무려 9골을 넣었다. 우라와의 다음 상대는 15일 원정 상하이 상강(중국)전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