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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5실점 '우라와 쇼크', 질 수밖에 없었던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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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일본 원정에서 기록적인 완패를 당했다.

서울은 삼일절을 하루 앞둔 28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 2차전서 우라와 레즈에 2대5로 대패했다. 전반 5실점하면서 끌려갔고 있는 힘을 쏟아부었지만 역전할 수 없었다.

서울은 1차전 상하이 상강(0대1)에 이어 조별리그 2패, 앞으로 갈길이 험난해졌다. 조별리그 4경기가 남았지만 조 1~2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서울은 우라와 원정 대패로 분명한 걸 확인했다. 서울이 우라와전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앞으로도 승산은 낮다.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서울은 우라와(3-4-3 포메이션)와의 포지션 매치업에서 완패했다. 팀 조직력은 물론이고 선수 개인기 대결에서도 서울이 밀렸다.

특히 실망스런 부분은 김치우-오스마르-곽태휘-신광훈(왼쪽부터)으로 구성한 포백 수비진과 미드필드 싸움이었다. 포백 수비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주어야 할 2명의 중앙 수비수 오스마르와 곽태휘가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했다. 둘은 포백 라인의 높낮이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며 따로 움직였다. 포백의 좌우 풀백인 김치우와 신광훈의 움직임도 어정쩡했다. 시원한 오버래핑으로 인상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한 건 물론이고, 중앙 수비수 2명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포백 라인을 일정하게 맞히지 못했다.

서울이 내준 5실점을 모두 포백 수비진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1(김원식)-4(윤일록-주세종-고요한-이상호)' 총 5명의 미드필더가 중원 대결에서 완패에 가깝게 밀렸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원식은 역할에 비해 움직임이 '스마트'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의 플레이가 상대를 위협할 정도로 '와일드' 하지도 않았다. 김원식 혼자로는 빠르게 틈새를 파고드는 무토, 이충성, 세키네 같은 우라와 선수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 주세종과 고요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중앙 미드필더들이 쉽게 중원을 내주다보니 순식간에 우라와 공격수들이 서울 골대 앞 박스까지 밀려왔다.

전반 서울이 내준 5골 전부 다 중앙에서 얻어 맞은 것이다. 서울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이 수적 열세에서 내준 실점이 아니었다. 우라와 공격진이 매우 정교하게 깔끔한 볼터치로 밀고 올라왔다. 공격 전개 속도도 매우 빨랐다. 반면 서울 선수들은 마음만 급해 몰려다니면서 동선이 겹쳤다. 상대 선수를 노마크 상태로 내버려 두었다. 서울 골키퍼 유 현도 몸을 던졌지만 선방으로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의 원톱 박주영은 환상적인 프리킥 한방으로 한골을 기록했다. 그걸 빼고는 이렇다할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시간이 길었다. 후방에서 패스 연결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교체로 들어간 데얀도 한골을 넣었다.

그렇지만 서울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직 2017시즌 K리그 클래식이 시작된 것도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를 했을 뿐이다. 우라와전에서 드러난 문제들만 보완하고 반복하지 않으면 더 좋은 경기력은 나오게 돼 있다. 서울은 2016시즌 K리그 챔피언이라는 걸 늘 기억해야 한다. 자존심은 남이 지켜주는 게 아니다. FC서울 스스로 지켜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