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이 개그맨은 왜 말 없이 구경만 할까.
김수용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웹 예능 '김수용의 구경'으로 독특한 웃음을 안기고 있다.
'김수용의 구경'의 프로그램 기획안은 단 한 줄이면 설명 가능하며 제목과 거의 다름없다. '김수용이 구경하는 것'. 2회까지 공개 된 현재 김수용은 별다른 대사 없이 구경으로만 방송을 채우고 있다. 1회는 '수드래곤, 뮤뱅 출근길 구경가다' 편으로, KBS 2TV '뮤직뱅크' 앞에 줄 서 있는 팬들을 구경하거나, 함께 줄을 서서 아이돌의 출근 길을 구경하기도 한다. 2회는 '할배들의 놀이터, 종묘 광장 공원 구경' 편으로 종로의 한 공원에서 할아버지들께서 장기·바둑을 두고 계시는 모습을 넌지시 바라보기만 한다.
그런데 예능적 장치나 기법이 전무한 이 '김수용의 구경'은 타 예능과의 차별성은 물론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안긴다. 시청자들은 그것이 김수용의 힘이라고 평하는 상황. 실제로 김수용은 오랜 경력을 통해 쌓은 화법이나 즉흥적인 상황연기도 수준급이지만, 사실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미소 짓게 하는 개그맨으로 통한다. 연예인답지 않은 다크 서클과 어두운 표정, 간간히 터져나오지만 폭소를 유발하는 무심한 한 마디.
관계자는 구경 예능에 김수용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개그맨중 가장 무기력하게 리액션 없이 구경할수 있는 사람은 김수용 뿐"이라며 "오히려 말을 많이 하면 리포터가 되어버린다. 최대한 말을 아끼고, 오직 구경에만 전념하라고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능의 끝은 生리얼' 이라는 말처럼, 이제껏 시도되지 않은 길을 통해 웃음을 안기는 김수용의 노력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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