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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러블리즈 순위누락" 음원차트 개편, 첫날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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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음원차트 개편이 27일 0시부터 적용된 가운데 시행 첫날부터 순위가 누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0시 음원차트 멜론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러블리즈의 정규 2집 '알 유 레디?(R U Ready?)'가 26일 오후10시에 공개된 가운데, 2시간 뒤인 0시에 러블리즈의 신곡들이 차트에서 일제히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해당시간 0시 실시간 차트에는 러블리즈의 곡들로 추정되는 20위 67위 89위 등 3곡이 아예 차트 누락되기도 했다.

26일 오후 11시 기준 멜론 17위에 진입한 러블리즈의 신곡 '와우'는 27일 0시 차트에서 순위가 사라졌고 1시간 뒤인 27일 1시차트에 다시 등장했다. 결국 러블리즈는 갓 신보를 발매한 뒤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 셈이다. 발매 후에 순위가 급상승하는 시간대에 차트에서 사라지며 1시간 이상의 피해를 본 것이다. 동시간대에 러블리즈의 '와우'는 네이버뮤직, 엠넷닷컴 등 많은 차트에서 1위로 진입했다. 현재 멜론 측은 일부 곡들이 일시적 오류가 생겨 실시간 차트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며 러블리즈 측에 사과를 건넨 상황이다.

정확히 말하면, 개편 전에 발매된 러블리즈의 신곡은 음원차트 개편안이 적용되는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불구, 시행되는 시점부터 첫 피해자가 된 것이다. 이에 러블리즈 팬들은 새벽부터 댓글을 쏟아대며 "음원차트 개편 대상 앨범이 아님에도 손해를 봤다. 가장 홍보에 집중해야 할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음원차트는 27일 자정부터 개편을 시작했다. 이 개편안은 유독 순위 상승을 위한 스트리밍 경쟁이 치열한 새벽 시간대를 피해 낮 시간대 발매로 유도, 대중과 팬들의 반응을 고루 살펴보자는 취지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사항 지침이 한국음악콘텐츠협회를 통해 전해지면서 진행된 것. 실시간 차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신곡 발매 첫 날 차트 반영에 제한을 뒀다. 비교적 상위권 진입이 수월한 야간 시간대가 아닌, 낮12시부터 오후6시까지의 발매 음원만 인정된다.

자정에 음원을 공개해도 다음 날 순위에 반영되는 만큼,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은 가장 팬들의 유입이 활발한 시간대로 옮길 전망이다. 따라서 팬덤경쟁이 치열한 아이돌 가수들의 경우 자정, 정오도 아닌, 오후 6시로 발매시간을 조정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아이돌은 학생 팬들이 대부분인 만큼, 학교 수업시간이 아닌 하교시간 혹은 퇴근시간에 맞춰 발매시간을 택할 것이란 의견이다. 오후 6시가 실시간 차트가 적용되는 마지막 시간대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새벽시간대에 벌어지던 '줄세우기'는 오후 7시, 저녁시간대부터 또 다시 펼쳐질 가능성도 커졌다. 이미 3월초 컴백을 확정지은 그룹 비투비는 오후 6시로 발매시간을 옮겨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이 오후 6시에 신보를 발매하면, 한시간 뒤인 오후 7시 실시간 차트에 반영돼 팬들의 관심도를 높인다는 계산이다.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이 0시 음원발매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다음 날이면 또 다시 팬덤의 쏠림현상, 즉 '줄세우기'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 개편안에 의구심을 품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상당하다. 결국 중요한 건 팬들의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실시간 차트가 문제라는 것. '줄세우기'가 용이한 새벽시간대 발매를 제한할 게 아니라 보다 체계적이고 공정한 종합 차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개편안은 일정 부분 차트 왜곡이 개선될 수 있다는 낙관론과 무용지물이라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음원 유통사들은 추천제를 폐지하고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었던 만큼,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음원차트 개편 첫날, 시작부터 잡음이 발생했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가요계는 과연 음원차트 개편으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hero1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