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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리허설' 막 내린 사상 첫 스피드스케이팅 테스트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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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종목' 스피드스케이팅의 평창 리허설이 막을 내렸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9일부터 12일까지 2016~2017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세계선수권 및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가 펼쳐졌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정확히 1년 앞두고 열린 무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은 한국의 효자종목인 만큼 국내 팬들의 눈길이 모아졌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 3, 은메달 2개를 쓸어 담았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금메달 1, 은메달 1개를 목에 건 바 있다.

한국은 '빙속여제' 이상화(28)를 필두로 '장거리 간판' 이승훈(28)과 김보름(24) 등의 활약을 앞세워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금빛 레이스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평창 리허설'이라 부를 만 했다.

▶은메달 이상화의 희망

첫 번째 메달은 '여제' 이상화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상화(28)는 대회 둘째날 치러진 여자 500m에서 37초48을 기록,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7초13)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 색으로만 보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서 이 부문 2연패를 달성한 '챔피언'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상화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올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과 씨름해야 했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 시즌 중에는 감기몸살과 오른종아리 근육 파열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국 이상화는 2016년 국제대회 일정을 마무리하고 캐나다로 건너가 재활에 몰두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돌아온 이상화는 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시즌 베스트 기록을 달성한 뒤 환하게 웃었다. 그는 500m 레이스를 마친 뒤 "올 시즌 월드컵 기록이 워낙 좋지 않았다. 지금의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몸 상태가 70%밖에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쓴 기록란 점이다. 실제 이상화는 종아리 통증 탓에 1000m 레이스에는 나서지 못했다. 만약 이상화가 평창동계올림픽 때까지 컨디션을 완벽하게 끌어올린다면 올림픽 3관왕도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하다.

게다가 이상화는 평창 리허설을 통해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았다. 그는 경기 뒤 "미국이나 캐나다의 아이스링크는 곡선 주로가 심한 편인데, 이곳은 아니다. 스케이팅 기술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며 향후 과제를 설명했다.

▶이승훈의 부상 돌발 변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승훈의 부상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 1만m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올 시즌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 1순위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이승훈은 10일 열린 남자 팀 추월 경기에서 넘어져 정강이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아쉬운 상황이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 2연패를 노렸다. 동시에 올림픽 리허설을 통해 평창을 기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으로 이번 대회는 물론, 19일부터 일본 삿포로와 오비히로 일원에서 열리는 2017년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얀 다이케마 ISU 회장은 "이승훈이 출전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평창 대회에서는 탁월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ISU 회장 "평창, 성공 확신"… 보완점 여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첫 대회. 관심은 뜨거웠다. 조직위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간 총 1만3563명의 관중이 들어찼다고 밝혔다. 특히 주말인 11일에는 5523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다이케마 ISU 회장은 12일 국내 미디어와의 기자 회견에서 "사실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에는 약간 우려했다. (경기장 완공 뒤) 일정이 타이트했다. 평창조직위의 대회 운영 경험도 많지 않았다"며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회가 아주 수월하게,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창 대회까지는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하면 성공적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제 막 공사를 마친 만큼 주변 환경이 완벽하지 않다. 경기장 내부 스크린도 문제다. 현재는 작은 전광판 2개만 설치돼 있다. 다이케마 회장은 "현재 스크린은 관중이 보기에는 약간 작다. 올림픽 때는 대형 스크린 4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대회 준비의 일상적 과정으로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홍보도 관건이다. 한 시민은 "쇼트트랙이 열리는 경기장은 아는데, 스피드스케이팅장은 잘 모르겠다. 동네에 사는 사람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스피드스케이팅 테스트이벤트. 1년 뒤 열리는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준비 과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강릉=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