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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제작드라마①] '태후'빼고 전멸, 사전제작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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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전제작드라마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사전제작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방송가에서 정착된 시스템이다. 그러나 유독 국내에서는 MBC '내 인생의 스페셜'(2006)을 시작으로 SBS '비천무'(2008), MBC '로드 넘버원'(2010), SBS '파라다이스 목장'(2011) 등의 사전 제작 드라마가 모두 외면당했던 탓에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KBS2 '태양의 후예'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사전제작은 지난해 방송가의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사전제작 시스템은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기획부터 촬영까지 드라마 제작 전반 과정을 마무리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쪽대본과 밤생 촬영이 난무하는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희망으로 다가왔다. 또 중국 사전 검열에 맞출 수 있어 불법 유통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래서 KBS2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안투라지' 등이 사전제작 시스템을 사용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태양의 후예'를 제외한 모든 작품이 쓴 맛을 봤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김우빈과 수지(미쓰에이)라는 대세 스타를 캐스팅하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경희 작가가 펜을 잡았음에도 최고 12.9%, 최저 7.7%, 평균 9.4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퇴장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이준기 이지은(아이유) 강하늘 백현(엑소) 서현(소녀시대) 홍종현 남주혁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최고 11.3%, 최저 5.7%, 평균 7.6%의 시청률에 그쳤다.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박소담 정일우 안재환 등의 청춘 스타들을 캐스팅 하는데 성공했으나 각종 논란과 우려 속에 최고 3.9%, 최저 1.8%, 평균 2.76%라는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안투라지' 역시 동명의 미국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았다는 점, 조진웅 서하준 박정민 이동휘 등의 출연진과 화려한 카메오 군단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최고 2.26%, 최저 0.62%, 평균 1%의 시청률로 첫방송이 최고 시청률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사전제작된 작품들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을 노리고 초대형 스타들을 섭외해 몸집을 늘린데 반해 미비한 성적을 거둬 제작비를 회수할 형편조차 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사전제작 드라마 위기설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방송중인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KBS2 '화랑'은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 밀려 맥을 추지 못하더니 이제는 월화극 최하위로 내려앉아 SBS '피고인'과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1,2위 접전을 지켜보고 있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도 시원치 않다. 이영애와 송승헌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음에도 시청률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KBS2 '김과장'에게 수목극 1위 자리를 내주고야 말았다. tvN 새 금토극 '내일 그대와'는 신민아와 이제훈의 케미에 힘입어 3.9%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아직 2회까지밖에 방송되지 않은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