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②] '골탬' T4 최고 흥꾼은 조권, 유세윤도 "기죽더라"

by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전무후무한 흥배틀쇼 '골든탬버린'은 일명 'T4'라 불리는 MC 4인방 유세윤, 심형탁, 조권, 최유정이 매회 이들에 도전장을 내미는 게스트들과 '흥'으로 끝장 대결을 벌이는 신개념 음악 프로그램. 스스로도 '쓸데없이 고퀄리티'라고 자부할 정도로 준비성이 돋보이는 기상천외한 창작 무대가 펼쳐진다.

"세윤 형이 아이디어 창고예요. 단순히 들리는 것으로 획기적인 아이템도 만들고. 비주얼적인 것이든 노래 가사든, 여러모로 아이디어가 풍부해요.(조권)"

"형탁 형은 90년대 음악을 많이 알고, 유정이는 요즘 대세인 아이돌 음악을 잘 알죠. 권이는 팝음악이나 화제가 되는 음악영상 같은 정보도 많이 알아요.(유세윤)"

"세윤이는 힙합 담당이죠.(심형탁)"

"하하하. 전문이라기는 뭐하고, 다들 잘 하는게 있어서 나름의 파트가 생긴 것 같아요.(유세윤)"

흥으로는 한 가닥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서열은 엄연히 존재한다. 이들이 입을 모아 '흥부자'로 꼽는 인물은 단연 조권이다. '깝'이라는 신조어를 창시한 그의 흥의 역사는 일일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될 법하다. 눈빛과 손끝에 흥이 머무는 그의 퍼포먼스는 때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조권이야말로 '흥행흥사', '흥의 화신'이라 할만하다.

"흥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100% 1위는 권이죠.(심형탁)"

"저는 조권-유세윤 공동 1위일거 같아요.(최유정)"

"권이는 모든 걸 갖췄잖아요. 춤, 노래는 물론이고 코미디에다가.... 권이는 아이돌인데 스스로 망가질 준비가 돼 있어서 오히려 제가 기죽더라고요. 노래도 잘 하고 뭘 해도 재미있으니까.(유세윤)"

"근데 제가 못하는 것도 확고히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여장도 하고, 트로트도 하고, 엑소 '으르렁'도 하고 여러가지 하지만, 예능이나 노래를 잘 한다기보다는 쇼적인 것. 개그로 따지면 몸으로 하는 슬랩스틱 이런 것을 잘 하는거지 랩 같은 것은 또 전혀 못해요. 그렇게 4명이 전부 개성이 다르니까 골라보는 재미도 있고 색깔의 조화가 잘 되는거 같아요.(조권)"

조권과 유세윤은 T4 중에서도 특히 시너지가 남다른 콤비. 박재범의 '몸매'를 패러디한 '몸빼', 호주 출신의 가수 시아(Sia)의 세계적인 히트곡 '샹들리에(Chandelier) 등은 온라인에서도 화제가 됐다. 각자의 색다른 안무와 코미디, 개사 등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몸빼'는 세윤이 형 아이디어였어요.(조권)"

"선곡 자체가 반응이 좋았고, 권이가 또 미국춤 잘 추고 하니까. 하하.(유세유)"

"재범이 형이 '몸빼' 보고 댓글에 'ㅋㅋㅋㅋㅋㅋㅋㅋ'이라고 달았더라고요.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야 판도라 상자처럼 아이디어가 솟아나오는거 같아요. 그 과정에서 '쓸데없이 고퀄리티'가 탄생하는거죠.(조권)"

"시아는 제가 아니어도 권이가 꼭 했으면 좋겠다고, 첫 회 녹화하고 얘기를 했었던 곡이예요. 우리가 그냥 까불고 웃기는 데 그치지 말고, 위대한 무대를 패러디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았어요.(유세윤)"

"유명하고 대중적인 노래만 찾아서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장르 구분 없이 폭 넓게, 팝부터 뮤지컬, 어쩌면 판소리까지도. 유명 노래만 쫓으면 '골든탬버린'의 방향을 잃을 거라고 봐요. 잘 몰랐던 음악이라도 관심을 갖게 만들고 한 번 더 보게 하는 것도 필요한 거 같아요.(조권)"

"그런 의미에서 시아는 개인적으로 만족도 1위였던 무대예요.(유세윤)"

특히 조권은 '골든탬버린'에서 시아를 비롯해 이정현, 씨스타 등 국내외를 막론한 패러디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는 여성 아티스트의 무대를 가장 잘 소화해 내는 남자 아이돌이 아닐까. 그가 작정하고 여성 디바의 노래를 부르는 날에는 흥 충만 게스트들도 "이건 못이긴다"며 고개를 흔든다.

"다들 자기 자신이 뭘 제일 잘 하는지 알고 있을거예요. '골든탬버린'을 하면서 무대가 끝나면 허무할 정도로 미쳐서 퍼포먼스 할 때가 많아요. 그 순간이 아니면 그 사람이 돼보지 못하는 거죠. 제가 언제 시아의 퍼포먼스를 해 보겠어요. 비주얼적으로도 그렇고, 분장을 하면 빙의한 기분으로 무대에 오르면 훨씬 '버프'를 받는 것 같아요. 세윤이 형의 아델도 소름이 끼쳤죠. 그렇게 열정을 쏟아내니까 시청자들도 '준비 많이 했구나'하고 봐주시고 교감해 주시는 것 같아요.(조권)"

유세윤은 아델(Adele)의 '헬로(Hello)'에서 초반은 원곡대로 부르고 하이라이트 부분을 한국어로 바꾸는 예상 못한 전술로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를 '개그맨이 된 이유'로 적절하게 개사해 더 큰 반응을 낳았다.

"방송을 보면서 헛웃음이 다 나더라고요. 정말 아티스트다 싶었죠. 아무나 못하는 거예요.(조권)"

"바이브레이션 대신 얼굴이나 마이크를 흔드는 아이디어도 진짜 기발했어요.(최유정)"

"가수 입장에서 아델의 창법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다는 게 너무 놀랐어요. 목소리를 따라 하는게 아니라 아이디어로 그 창법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리뷰라도 쓰고 싶을 정도였죠.(조권)"

"'헬로' 같은 경우는 작년에 인스타그램에 코리아버전으로 한 소절 올린 적이 있는데 그게 생각이 나서 무대로 옮겨 봤어요. 그냥 있는 가사 그대로하면 잘 몰입이 안 되니까. 내 캐릭터로 유혹할 수 있는 포인트를, '내 무대를 봐 달라'는 호소력이 필요할 것 같았죠. 예전부터 팝이 나오면 영어 잘 못 따라하니까 개사해서 부르고 그랬거든요. 아마 다들 실생활에서 나오는 흥이 다들 있을거예요. 지금까지 이런 무대가 없었을 뿐이죠. 보여줄 기회가 없었을 뿐인 것 같아요.(유세윤)"

"만약 개사를 안 했으면 실력으로만 평가했겠죠. 하하. 근데 저희 4명 모두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것 같아요. 세윤 형은 코미디를 믹스하고 연구하고, 형탁 형도 무대를 연기적으로 풀어내요. 결국 자신의 가진 것을 추가하고, 무대를 내 걸로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한거죠.(조권)"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