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명품 사극이란 이런 거다.
지난 달 30일 시청률 8.9%를 기록하며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진창규, 극본 황진영, 이하 '역적')이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0.5%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진했던 전작 '불야성'의 바통을 이어받았을 뿐 아니라 SBS '피고인', KBS '화랑' 등 동시간대 방송되는 경쟁작 중 가장 늦게 시작한 작품임에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시청자 반응은 시청률 보다 더 뜨겁다. 벌써부터 네티즌과 시청자들은 '명품 사극의 탄생' '역대급 사극이 등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누구 하나 구멍 없는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과 촘촘한 전개, 60분 전체를 꽉 채우는 플롯과 이를 더욱 살려주는 연출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은 '역적'은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아 가기 충분했다.
특히 6일 방송에서는 방송 3회 만에 마음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전개'로 다시 한 번 시청자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이날 '아기 장수' 홍길동(아역 이로운, 윤균상)의 아비 아모개(김상중)은 아내 금옥(신은정)의 목숨을 앗아간 주인댁 조참봉(손종학)을 살해하고 도적의 짓으로 위장했다. 하지만 참봉의 부인 박씨(서이숙)은 아모개가 범인이라고 몰아붙였고 결국 아모개는 옥살이를 하게 됐다. 박씨는 계속해서 아모개를 음해하기 위해 금옥이 팔자를 고치기 위해 조생원에게 꼬리를 친 것이라고 사또에게 거짓말을 고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서로 나서 조생원이 금옥을 괴롭혀 왔고 겁탈까지 하려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에도 사또가 쉽게 믿지 않자 아모개는 적선아(김하은)에게 도움을 요청, 적선아는 조생원과 조참봉이 작당해 아모개의 재물을 빼앗으려 했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사또 앞에서 밝혔다. 이에 불리해진 박씨는 홍길동이 아기 장수임을 알게 된 후 아모개에게 "네 아들 놈이 아기 장수라고 소문을 내겠다"고 협박해 시청자의 마음을 덜컹하게 만들었다.하지만 아모개는 죽지 않았다. 폐비한테 받은 서한을 언급하며 박씨를 몰아붙였다. 이에 강상죄 위기에 처한 박씨는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아모개에 대해 입을 다물다 못해 사또가 보는 앞에서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해 시청자의 가슴을 뻥 뚫어줬다.
60분이라는 시간 동안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개, 그럼에도 세심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 마지막에 결국 시청자의 속을 뻥 뚫어주는 '역전승'까지 1분 1초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회차였다. 또한, 신분제의 모순과 폐단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아니라 얼핏 스쳐지나가는 듯 보였던 폐비의 사건까지 기가 막히게 주요 사건에 엮으면서 강상죄를 외치던 이들에게 오히려 강상죄로 처벌받게 하는 스토리 전개는 탄성까지 자아냈다.
아모개 김상중의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 홍길동의 아역 이로운의 나이답지 않은 표현력 등 주연배우들의 활약 뿐 아니라 악역 박씨 역을 맡은 서이숙, 아모개를 위해 증언에 나선 업산 역의 조현도 등 조연 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 더해져 더욱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방송 2주만에 '명품 사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역적'. '역적'의 무서운 상승세와 앞으로의 전개에 더욱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김상중, 윤균상,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 등이 출연하며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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