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역적'첫방①] 구멍없는 강렬함…시청률을 훔친 도적될까

by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새 월화극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시청률을 훔친 도적'이 될 기세다.

'역적'이 30일 첫 공개됐다.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작품은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에서 모티브를 땄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연산조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홍길동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들과 차별화를 예고했다. 또 '아일랜드', '진짜 진짜 좋아해', '킬미 힐미' 등을 연출했던 김진만PD가 메가폰을 잡고 윤균상 채수빈 등 신선한 얼굴들과 김상중 김지석 이하늬 등의 베테랑을 매치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높였다. 그리고 베일을 벗은 '역적'은 시청자의 기대도에 100% 부합한 분위기다.

30일 방송된 '역적'에서는 홍길동의 탄생 배경이 그려졌다. 아모개(김상중)은 씨종의 운명에 순응하며 살았지만 '아기 장수'로 태어난 아들 홍길동(이로운, 윤균상)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마음을 바꿨다. 주인집에 무리한 조건을 걸어가며 외거 노비를 허락받았고 홍길동에게 아기장수의 정체성을 숨기라고 당부했다.

비록 한회 방송이었지만 '역적'은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두기에 충분했다. 드라마의 캐릭터나 스토리 모두 합격점을 받아내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일단 '연기 구멍'이 없었다. 김상중은 애끓는 아모개의 부성애를 온몸으로 표현하며 시청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고, 이로운은 아역 배우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김상중과 합을 맞췄다. 성인 홍길동 역을 맡은 윤균상은 단 5분 동안 등장했음에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연출과 대본도 탄탄했다. 김진만PD와 황진영 작가는 사극 장르 특성을 살려 역사 고증에 꽤나 힘을 기울인 모습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의상이다. 일반 사극에서는 형형색색 비단옷이 등장하는데 반해 '역적'에서는 흰색 옷이 주를 이뤘다. 김진만PD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우리가 백의민족이라 불렸던 것은 돈이 없어 천을 염색하지 못했던 탓이다. 서민들의 그런 생활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밝힌 대로다.

황진영 작가의 필력도 빛을 발했다. 아모개가 아들을 살리고자 개성에 장사를 하러 떠나는 에피소드 하나에서도 사건의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풀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서정적이고 유쾌한 톤으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김진만PD 특유의 연출 기법이 살아나 현실과 맞닿은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무겁지만은 않은, 독특한 사극의 탄생을 예고했다.

덕분에 시청자 호평도 이어졌다. 오랜만에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MBC 사극을 만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기세라면 줄줄이 참패를 맛봤던 지난해의 굴욕을 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역적'은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