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7년차' 미드필더 전우영(30)이 말레이시아리그 말라카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25일(한국시각)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우투산말레이시아는 K리그 클래식 출신 전우영의 영입과 활약에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전우영은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성남 시절 '날 놈'으로 첫손 꼽았던 바로 그 선수다. 광운대 주장 출신으로 데뷔 첫해인 2011년 30경기에 나서 3골2도움을 기록했다. 성남 일화의 FA컵 우승 멤버로 저돌적인 활약을 펼쳤던 전우영은 2년차 때 무릎 인대 부상 이후 시련을 겪었다. 성남, 부산에서 '전성찬'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그는 2015년 말 '전우영'으로 개명했다. 부산 시절 주세종과 더블 볼란치로 활약했고, 지난 시즌 전남에서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갔지만 마음껏 활약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갈비뼈 부상 등으로 3경기 출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겨울, 전남과 결별한 전우영은 모교 광운대에서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어디서든 축구의 꿈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잔뼈 굵은 중고참 전우영의 시련은 K리그의 시련이기도 하다. 각 구단이 선수단의 규모를 줄였다. 20대 중후반 선수들은 계약조건과 가능성에서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에게 밀린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명문 울산미포조선, 용인시청 등이 해체되며 '밥그릇'은 더욱 줄어들었다. 청년 실업 문제는 K리그 축구선수들에게도 심각한 현안이다. 한때 대안으로 쉽게 선택했던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리그도 이제 대부분 테스트를 요한다.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
창원에서 개인훈련중이던 전우영에게 1월 중순, 말레이시아리그 1부 승격팀 말라카로부터 러브콜이 왔다. 시즌 개막을 사흘 앞두고 '아시아쿼터' 결원에 대한 긴급보강이었다. 18일 말레이시아로 간 지 하룻만인 19일 일사천리 '1년 계약'이 성사됐다. 주말내 속끓였던 국제이적동의서(ITC)가 24일 급행으로 도착하면서 전우영의 말레이시아 '축구인생 2막'이 시작됐다. 말라카는 SNS 오피셜을 통해 '19번' 전우영의 영입을 발표했다. 'K리그 전남에서 활약하던 전우영의 영입이 팀에 큰 힘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오피셜 게시물 아래 순식간에 1500여 개 가까운 '좋아요'가 달렸다. 슈퍼리그와 말라카측은 전우영의 선수 등록을 위해 마감시한을 늦출 만큼 K리거를 예우했다는 후문이다.
축구의 꿈은 '어느날 갑자기' 청춘을 미지의 세계로 이끈다. 오래된 축구 도시 말라카의 축구 열기는 대단히 뜨겁다. K리그 클래식 출신 선수에 대한 구단과 지역 팬들의 기대감도 크다. 계약 직후 지역지에도 입단 사진과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렸다.
말레이시아 슈퍼리그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전우영의 새 도전이 임박했다. 전우영은 "깊이 생각할시간도 없이 급하게 말레이시아행을 결정지었다. 이곳 슈퍼리그는 열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 오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사진 찍고 반겨주시는 팬도 있을 정도다. 현지 신문에도 보도됐다"며 웃었다.
나이 서른에 K리그를 떠나 새 도전을 시작했다. "축구 인생에서 아주 큰 경험을 하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광장히 기대되고 설렌다. 큰 경험인만큼 헛되지 않게 슈퍼리그라는 무대에서 제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했다. "언어 소통이나 기온 등 환경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 K리그 클래식에서 온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믈라카는 3부에서 2부로, 2부에서 슈퍼리그로 승격한 저력 있는 팀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올해도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힘이 될수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