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는 정말 움직임이 없어 요리하기 어려운 타자였다."
스포츠조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KBO리그 역대 최고 포수로 꼽힌 박경완 SK 와이번스 코치(45)는 25일 인터뷰에서 "나 보다 공격적으로 더 잘 친 포수가 많은데 최고 포수로 뽑혀 영광이다. 내 부족한 타율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홈런은 좀 많이 쳤다. 선수 시절 포수로서 수비력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통산 타율 2할4푼9리-314홈런-995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도 선수 시절 수비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투수를 리드하고, 타자와 수싸움하고, 블로킹하고, 2루 도루 저지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박경완의 볼배합은 다른 포수들과 분명히 달랐다"고 말한다. 박 코치는 "상대 타자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 볼배합을 쉼없이 복기했고, 기억했다. 3연전을 예로 들면 평균 12번 한 타자와 만날 경우 볼배합을 전부 기억했다. 호흡을 맞춘 투수의 구종과 코스를 잘 응용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두산 베어스 김동주를 꼽았다. 그는 "김동주는 타석에서 움직임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동주가 뭘 노리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2013시즌을 끝으로 선수 은퇴한 김동주는 힘과 정확도를 갖춘 강타자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포수는 타석에서의 타자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투수에게 사인을 낸다. 박 코치는 "웬만한 타자들은 움직임이 보였다. 직구와 변화구 중 뭘 노리는 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후배 포수 중 두산 양의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양의지는 2015년과 2016년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 2연패로 이끌었다. 박 코치는 "양의지는 후배지만 참 잘 한다. 볼배합이 다른 포수들과는 차이가 있다. 함께 하는 투수가 양의지의 사인에 고개를 거의 흔들지 않는다. 두산 투수들이 양의지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이때부터 포수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더 많은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