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대전중 줄넘기 스포츠클럽 'The 줄 행복' 학생들이 1년 동안 갈고 닦은 줄넘기 묘기가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인천초은고 댄스동아리 '가데스' 학생들의 화려하면서도 절도 있는 군무에도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학교체육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인공들이 모인 자리기였기에 환호와 박수의 여운은 길고도 깊었다.
지난 1년간 누구보다 열심히 대한민국 학교체육 일선에서 뜨거운 땀방울을 흘린 '숨은 영웅들'. 이들을 축하해주기 위한 아주 특별한 시상무대가 마련됐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스포츠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학교체육중앙지원단이 주관하는 '2016 학교체육대상' 시상식이 26일 오후 2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시상식에는 이 영 교육부차관,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방성훈 스포츠조선 대표 등 내빈이 함께 했다. 특별한 손님도 있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쓴 '할 수 있어'의 주인공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이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주인공들과 이들을 축하하러 온 150여명의 학생, 교사, 가족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수상자들은 교육부와 학교체육 현장 전문가들의 치열한 토론과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종률 한국교원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시도 교육청의 추천을 바탕으로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 1팀을 결정했다"며 "이번 심사를 통해 일반 학생들까지 학교체육의 필요성과 가치를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교육부장관상과 후원단체장상으로 나눠진 6개 부문에서 총 16개팀의 학교, 교사, 단체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학교체육교육 내실화 부문에는 박선준 부산청동초 교사와 세종 신봉초가 선정됐다. 박 교사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개선하고 다양한 체육활동자료를 개발하는 등 학교체육내실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왔다. 신봉초는 학교운영비의 3% 이상의 에산을 편성하며 학생들의 학교체육 활동에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부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부문에는 정규진 충남천안업성고 교사와 대구 황금초가 뽑혔다. 정 교사는 충남 체육교육 모니터링 봉사단 활동 및 교육과정 편성, 운영지침서 개발 등에 참여하며 학교스포츠클럽의 바람직한 운영지침을 제시했다. 황금초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학생 중심의 학교스포츠클럽을 모토로 7560+운동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등 학교체육 환경을 개선했다.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 부문에는 우영재 인천안산초 교사와 대구 경상중이 이름을 올렸다. 우 교사는 학생선수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철저한 보강수업을 진행했고, E스쿨, 홈스테이 등을 적극 활용했다. 물론 경기 기능 향상에 대한 노력도 소홀하지 않았다. 경상중은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며 그 결과 2016년 국가성취도평가 야구부 학생선수 성적 향상 및 기초미달 제로를 달성했다.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부문에서는 고승필 제주서귀포여중 교사와 울산 명덕여중이 수상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고 교사는 지역 축제 감귤마라톤 대회 운영 및 저체력 비만 학생 관리 프로그램 등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명덕여중은 여학생 친화적 체육환경을 조성하고 외부기관 강사를 초빙해 여학생 체육 특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등 여학생 체육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단체 부문에는 대전동대전중 The 줄 행복, 충남서산여고 F.I.D, 인천청량중 청량원더스, 서울고은초 고은WFC가,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단체 부문에는 경남김해동광초 최강동광, 인천초은고 가데스, 울산호계중 Swag Girls, 충남태안여고 배드민턴스매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단체는 자율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은 물론 전국스포츠클럽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타의 모범이 됐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시상식은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이들의 노고에 보답하고자 마련됐다"며 "앞으로 학생들이 건강한 신체와 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적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어둠 속에 가려져 있었던 학교체육은 올 한해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어둠을 밝힌 첫 불씨로 아름답게 빛났던 시상식의 주인공들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