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이나 갈 수 있을까.
관심은 한가지다.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숫자. 무려 6명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오면서 선수들과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BO는 지난 17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김광현(SK), 차우찬(삼성) 양현종(KIA), 우규민(LG), 최형우(삼성), 황재균(롯데) 등 6명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광현과 차우찬은 지난 8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신분조회는 한·미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상대 리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절차다. 한국선수 영입을 희망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사무국을 통해 해당 선수의 신분 조회를 요청한다. KBO는 그 선수의 신분을 명시해 답신한다. 이에 지난 18일 KBO는 해당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고,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김광현과 차우찬은 적어도 2개 구단의 영입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두 차례나 신분 조회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역시 주무기인 날카로운 슬라이더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4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모색했지만, 이적료가 너무 낮게 책정돼 잔류를 택했다. 올 시즌 성적은 137이닝을 소화하며 11승 8패 3.88의 평균자책점, 통산 성적은 108승 63패 평균자책점 3.41이다.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 모두 뛸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는 엄청난 탈삼진 능력을 뽐내기도 했다. 던지는 구종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지만 보여주는 공으로 나쁘지 않다. 그는 올 시즌 12승 6패 4.7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70승 48패 평균자책점 4.44다.
KIA 에이스 양현종은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2014시즌 뒤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했으나, 기대 이하의 금액으로 KIA가 해외 진출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근 몇년간의 구위만 놓고 김광현, 차우찬에 앞서는데 올해는 22번의 퀄리티스타트에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12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87승 60패 9홀드에 평균자책점 3.95. 우규민은 빅리그에 드문 사이드암 투수라는 희소성이 있다. 밸런스가 좋았을 때 낮은 쪽 스트라이크존을 가장 잘 활용하는 투수라는 극찬도 받았다. 다만 올해 6승 11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다. 통산 성적은 56승 58패 65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74다.
삼성 4번 최형우는 KBO리그 최고의 타격 기술을 갖고 있다. 상대 에이스의 공을 누구보다 잘 때리는 타자로 유명하다. 올 시즌에는 타율(0.376), 타점(144점), 안타(195개)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출루율(0.464)과 장타율(0.651) 2위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값을 높였다. 지난 2014년부터는 3시즌 연속 30홈런, 100타점 이상이다. 문제는 수비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와 비교했을 때 송구, 범위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 물론 김현수도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이하의 수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황재균은 가장 '핫' 한 타자다. 그를 노리는 구단이 꽤 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22일에는 미국에서 여러 구단을 상대로 쇼케이스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그는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도 25개 훔쳐 20-20(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누구보다 건강하고 풀타임을 견디는 체력을 보유한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이들 6명 중 과연 몇 명이나 계약을 할 수 있을까. 한 스카우트는 "2년 전까지 여러 스카우트가 한국을 찾았지만 정말 제대로, 면밀히 관찰한 선수는 단 2명이었다. 류현진(LA 다저스)과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다. 다른 선수들은 그냥 체크하는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엄청난 활약을 하고, 올해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까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 선수들을 보는 눈이 다시 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스카우트는 "선수들이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6명 중 절반 이상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