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황선홍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그는 스플릿라운드의 문이 열리기 직전 "전북과의 마지막 경기가 결승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박용우와 윤일록이 릴레이 골을 터트렸다. 전북도 이날 상주 상무를 4대1로 대파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피날레 무대에서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두 팀의 승점은 나란히 67점. 다득점에서 전북이 앞섰다. 격차는 더 벌어졌다. 전북은 71득점, 서울은 66득점이다. 6일 오후 3시, 무대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최후의 무대, 단판승부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이 결정된다. 운명의 장난처럼 이어진 두 팀의 단두대 매치다.
키는 여전히 전북이 쥐고 있다. 단연 유리한 위치다. 전북은 최근 2경기에서 무려 9골을 터트렸다. 서울도 4골을 터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득점에서 틈이 벌어졌다. 전북은 비기기만해도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K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다. 반면 서울의 우승 경우의 수는 단 하나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전북을 제압하면 2012년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오른다.
황 감독은 전남전 후 "역시 어려운 경기였다. 전반전과 비교해 후반전에 힘든 경기였다. 최종전에 결승전 같은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 목표를 달성한 선수들에게 고맙다. 마지막 준비를 잘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늘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겨도 상황은 같은 조건이지만 팀 흐름상이나 여러가지를 봤을 때 이기는 경기가 중요했다. 냉정하게 판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황 감독은 2013년 포항 사령탑 시절 마지막 승부에서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추억이 있다. 최종전 상대는 울산이었다. 승점 2점 앞선 울산은 비기기만해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황 감독의 포항을 선택했다. 경기 종료 직전 김원일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감독이 바뀌고 전술도 바뀌고 혼란을 겪으면서 어렵게 이 자리까지 왔다. 감독의 입장에서 잘 준비해 마지막까지 힘을 다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전북전에 대비한 계산도 해왔다. 긍정적인 기운도 있고, 경험도 있다. 틀림없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준비를 잘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