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는 통합이었다. '최순실 게이트' 속에 유탄을 맞고 상처 입은 체육계. 치유가 필요한 시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깃발을 들었다. 묵은 갈등, 반목을 털고 자성과 쇄신 속에 화합의 길로 가자고 당부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취임했다. 이 회장은 1일 저녁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40대 대한체육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캐치프레이즈 자체가 '취임식'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체육인 통합의 밤'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 자신이 해야 할 으뜸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 했다. 이 회장의 뜻에 호응하듯 많은 체육인들이 모였다. 축하 꽃다발을 전한 이용대 기보배는 물른 진종오, 박태환 등 각 종목의 내로라 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축전을 보냈고, 정세균 국회의장,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축사를 했다. 김무성, 주호영, 권성동 등 새누리당 비박계 중진 의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국회, 문화체육관광부, 시·도 및 시·군·구체육회, 회원종목단체,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유관단체 임직원 등 대한민국 체육계와 정·재계, 지자체, 종교계 각계인사 1천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기흥 신임 대한체육회장은 취임사에서 "첫 통합 대한체육회장으로서 영광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체육인 여러분의 뜻과 의지를 모아 통합체육회가 그 기능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체육인이 화합하고 통합하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 또한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을 바탕으로 새롭게 변화하여 국민 여러분에게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신뢰와 사랑을 받는 체육회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결혼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며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대한체육회 출범으로 물리적 통합은 완성되었으니, 이제는 진짜 가족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작은 차이에 연연하지 말고 더 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주시길 바라며, 국회도 힘껏 돕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의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 낭독, 홍보 영상 상영, 국가대표 이용대(배드민턴)·기보배(양궁) 선수의 꽃다발 증정,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취임사, 정세균 국회의장 축사, 이명박 전 대통령 축전 대독,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남경필 경기도지사 축사, 축하공연 및 기념촬영, 권길중 천주교평신도회장 건배제의와 만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체육계. 신임 이기흥 회장의 통합과 개혁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닻이 올랐다. 4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