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팀 전력 70~80%다."
프로 스포츠에서 한 선수가 한 팀 전력 70% 이상 차지한다는 말을 들으려면 얼마나 잘하는 선수여야할까. 농구로 따지면,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 정도의 존재감을 과시해야 이런 평가를 들을 수 있을까.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캡틴 정영삼이 자신이 아닌 다른 선수가 전자랜드 팀 전력 70~80%를 차지한다며 극찬했다. 4경기 연속 20득점-10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한 새 외국인 선수 제임스 켈리? 아니다. 정영삼이 지목한 선수는 박찬희다.
정영삼은 1일 인천에서 열린 부산 kt 소닉붐전 73대68 승리를 이끈 후 "박찬희가 합류한 후 속공도 늘고, 팀 수비도 좋아졌다. 스틸, 리바운드 등 모든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 이 모든 면에서 박찬희의 도움을 받고있다.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영삼은 이어 "지난 시즌보다 우리 팀은 훨씬 빨라졌다. 주위에서 찬희의 슈팅을 지적하시는데, 나는 찬희에게 항상 '나는 믿는다. 안들어가도, 우리가 져도 좋다, 네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해라'라고 얘기해준다. 현재 우리팀을 봤을 때 찬희가 우리 전력 70~80%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에 부는 박찬희 바람을 팀 주장이 바라보는 관점으로 설명한 것이다. 박찬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든 안양 KGC를 떠나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상대를 질식하는 수비능력 하나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어온 장신가드. 하지만 슈팅력이 좋은 가드를 선호하는 김승기 감독을 만난 후 박찬희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박찬희는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곳으로의 이적을 원했고, 마침 매 시즌 가드난을 겪어오던 유도훈 감독이 손길을 내밀었다. 특히, 유 감독이 탄탄한 수비에 이은 빠른 속공 농구를 추구하는 대표적 인물이기에 박찬희의 스타일과 딱 들어맞았다. 박찬희는 4경기 평균 8득점 4.3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 기록이 눈에 띈다. 동료들을 살리는 신나는 농구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찬희의 활약 속에 전자랜드는 4경기 3승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