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 기자] 디자이너 권문수의 마음 속 샌프란시스코가 재현됐다.
19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디자이너 권문수의 문수권 2017 S/S 컬렉션이 공개됐다. '리마인드 리와인드', '귀어' 등 뚜렷한 콘셉트의 의상을 선보여 왔던 권문수 답게 올 시즌 컬렉션에서도 그만의 감성이 잔뜩 묻어났다.
기발하고 유쾌한 무대 연출, 확고한 콘셉트를 보여온 권문수의 2017 S/S 주제는 바로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권문수는 디자이너로서의 꿈과 열정이 가득했던 본인의 샌프란시스코 시절을 회상하며 이번 컬렉션을 제작했다.
권문수는 '나의 심장은 샌프란시스코에 남겨졌다'라는 말처럼 이 지역에 가진 본인의 특별한 감정을 패션에 녹여냈다. 디자이너를 꿈꾸며 한창 열정과 감성이 가득할 때 만난 거리와 풍경들, 이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을 의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해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가 갖는 아기자기함, 로맨틱한 감성, 히피 무드 까지. 꿈 많았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만든 의상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권문수의 감정이 옷에 담긴 듯 했다.
행복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이번 컬렉션의 첫 인상은 로맨틱이었다. 컨셉트 그대로 황홀하지만 어딘가 그리움이 느껴지는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프란시스코' 배경 음악과 함께 쇼는 막이 올랐다.
의상 역시 로맨틱했다. 광택감이 있는 핑크 스트라이프 수트에 후드티, 프린팅으로 귀여운 느낌까지 더했다. 핑크 빛 사랑, 핑크 빛 미래 라는 말처럼 쇼의 시작과 함께 보여준 그의 핑크 컬러 의상에선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그의 행복감과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권문수는 감정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샌프란시스코의 모티브를 의상에 집어넣었다. 히피문화가 강한 샌프란시스코인 만큼 히피 문화의 슬로건인 '메이크 러브 낫 워(Make Love Not War)', 샌프란시스코 공원의 큐피드 조각상이 재킷에 자수로서 재현됐다.
전체적인 무드 역시 샌프란시스코의 히피 무드를 닮았다. 반짝이는 소재의 레오파드 패턴 탑, 낙서 같은 느낌의 플라워 프린팅, 어딘가 에스닉한 분위기의 라인 디테일이 샌프란시스코의 이미지를 표현해주었다.
평소 스트릿 무드가 강한 자유분방한 패션을 선보였던 권문수는 깔끔한 수트, 재킷을 선보여 보다 정돈된 분위기의 쇼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만의 키치한 감성, 쉽게 매치할 수 있는 아이탬들의 조합은 여전히 쇼에 담겨 있었다.
또 권문수의 상징적인 패턴 도트 패턴도 빠지지 않았다. 재킷, 탑,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의 도트를 집어넣어 권문수의 시그니쳐라고도 할 수 있는 도트들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권문수의 개인적인 감정, 그리고 모티브가 담긴 이번 컬렉션은 인간 권문수의 단편이 담긴 듯한 인상을 주었다.
over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