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선실세' 논란을 빚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 대한 이화여대 특혜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입학 과정에서부터 학점 취득에 이르기까지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점 투성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사례와 비교된다. 2009년 체육특기생으로 고려대에 입학한 김연아는 잇따라 F학점을 받았지만 교수들에게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고 자필 리포트를 써내는 등 노력 끝에 정정당당하게 학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고려대에 입학한 2009년 첫 학기에 두 과목에서 F학점을 받았다. 세계대회 출전과 전지훈련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출석하지 못해 생긴 일이었다. 당시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김연아는 기말고사를 대신해 리포트로 대체하려고 했지만 고려대 해당 과목 교수들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리포트만으로는 학점을 주기 어렵다고 했다고.
김연아는 2학기에는 F학점을 받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김연아는 훈련계획을 제출하는 것으로 강의 출석을 대신했다. 1학기 F학점의 아픔을 떠올리며 2학기에는 수강 신청한 교수들에게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 출석을 못하는 데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시험은 자필 과제물을 제출했다. 해외에 있을 때에는 이메일로 보냈고, 한국에 들어오면 학교에 들러 직접 과제물을 냈다.
이화여대의 정유라는 어떨까?
2015년 3월 입학부터 의혹이 불거졌다. 각종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원서마감 이전 수상기록만 인정하는데, 어쩐 일인지 정유라가 원서마감 이후에 딴 승마 단체전 금메달 기록이 합산됐다.
학점 취득 과정도 의혹 투성이다. 출석도 엉망이었고 심지어 리포트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F학점을 받지 않았다. 일부 출석이나 시험을 대신해 리포트를 낸 적도 있다지만 그마저 다른 사람 블로그 글을 그대로 베끼거나 틀린 맞춤법, 비속어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C+ 학점을 받았다.
정유라와 같은 수업을 들었다는 이화여대생들은 대자보를 붙이며 이를 비판했다. 보통 학생들은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밤새워 공부하고 과제물을 제출하는데도 어떻게 출석도 하지 않고 과제물도 제대로 내지 않은 그녀가 F학점을 면할 수 있느냐는 내용.
고려대의 김연아는 F학점을 받았고 이화여대의 정유라는 F학점을 받지 않았다. 이화여대는 그런데 학사관리가 일부 부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얼마나 답답했는지 이화여대 교수들이 오늘 오후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 계획이다. 개교 130년 이래 최초의 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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